시인 고은이 "인간이 다른 인간에게 자기 자신의 마음을 전하는 일이야말로 인간에게 있어야 할 시간의 기품이 된다."고 쓴 글을 읽은 기억이 납니다. 내가 장미 어린이집을 떠나며 적는 몇 자가 나의 마음을 잘 전할 수 있을지…
7년 동안 몸담아 일해 왔던 곳을 떠나는 마음이 마치 `결혼하여 친정집을 떠나가는 것과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친정집을 떠나는 서운함과 고마움과 친정이 잘 되길 바라는 바램 등이 함께 합니다.
처음 장미 어린이집에 배정되어 한달 넘게 밤 10시, 11시까지 개원 준비를 했던 일, 졸업식을 할 때마다 마음 속으로 눈물을 훔쳤던 일, 낮잠을 자고 일어나 엄마가 보고 싶어 소리없는 눈물을 흘리며 울던 4살난 아이, 아침마다 밝은 얼굴로 기쁨을 선사하던 아이들, 종이로 팔찌를 접어와 선물하는 아이들, 잘 걷지도 못하는 아기들이 걷기 시작하고 조리있게 말하기 시작했던 일들, 짧은 기간 동안 여러 시설을 다니며 불안해 낮잠도 잘 자지 못하던 24시간 보육 아이가 어느새 적응하여 먼저 장난을 걸어오던 일, 망태 할아버지 이야기를 사실로 믿는 아이들, 3살부터 7살까지 5년 동안을 다니며 졸업하는 아이들…. 7년 동안 함께 했던 원장님들과 선생님들, 그리고 아이들의 웃음을 느낄 수 있게 기회를 제공해 주신 정우 스님, 성화 스님…. 수없이 많은 생각들이 교차됩니다.
떠날 것을 대비하여 마음의 준비를 많이 해 왔다고 생각하였지만 떠날 날이 가까워질수록 눈물이 자꾸만 앞을 가립니다.
7년 동안 장미 어린이집에 있으면서 너무도 많은 것을 받아 왔다는 생각이 듭니다. 해맑은 아이들로부터 기쁨과 웃음을, 학부모님들로부터 많은 격려와 정성을, 선생님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아 온 것 같습니다.
나는 이렇게 행복했고 많은 것을 받아 왔는데 아이들에게 교사들에게, 부모님들께 얼마나 많은 행복을 느끼게 해 주었을까 반성이 되어집니다.
계획도 많고 포부도 많았었는데 지나고 나니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더 많이 사랑해 주어야 하는 데….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