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이 우리 삶의 진로의 품격과 같다면 그 얼마나 행복할 수 있을까….
나의 가녀린 인생의 여정이 거의 종착역에 다가가고 있는데 이제와 허무해서 다시 한번 뒤돌아보게 되는구나!
종교와 예술을 공부하고 깊이 터득하고 감응하며 정감을 쏟아내는 나의 마음의 저축은 모이고 또 모여서 그것 때문에 넘어진 나를 일으켜주는 지혜와 용기를 얻었다.
저축을 하는 마음자세!
그 무엇에도 비교할 수 없는 고차원의 영감이라 말할 수 있겠다. 나의 삶의 행로에 나를 일으켜주고 나를 격려하여 주고 나를 비탄에서 희열로 이끌어 준 저축을 하는 마음자세!
이 힘겹고 어려운 노력은 나를 깨닫게 하고 실행하게 하여 마침내 영감을 주고 죽지 않고 살아나는 기적을 주고 불가에서 말하는 무주상 보시라는 구절을 깊이 감득하고 이해하게 하였다.
무주상 보시! 너무나 행하기 힘든 난해한 행이다. 허망하고 어리석은 행인 듯 하지만 어느 저축보다도 높고 훌륭한 저축인 것을….
나에게는 확실한 것, 엄연한 것, 오묘한 것 참으로 아름다운 저축이 아니었더냐! 어김없이 돌아오는 하나의 아주 아주 고차원의 저축이 이루어졌을 때 또한 아주 아주 고차원의 행복을 느끼고 보람을 찾게 되는 순간 순간들이구나!
아주 맛깔스럽게 예쁜 마음으로 눈물을 머금고 기원하는 마음으로 행하는 정신적인 저축의 진로는 나를 생동하게 하였다. 나의 삶의 길에 엄연하고 완전한 저축이었다. 이 저축의 노력은 너무도 편안하고 행복한 기류를 나의 가슴에 불어 넣어 주었다.
눈높이를 높여 가며 인내하고 노력하며 걸어 가는 나의 삶은 고운 덕으로 저축되리라. 나는 이태리 영화 `길`이라는 작품에서 주인공 잠파노에게 버림받은 가여운 여인 젤소미나를 사랑한다. 어쩌면 나라고 생각할 때도 있다. 많은 수의 여인들이 그녀와 같다. 포근히 안아주고 위로하고 싶다. 이 영화에 깔리는 주제 음악을 들으면 나의 가슴을 저며내고 뜨거운 눈물을 흘리게 하는구나. 이런 저축은 애절하고 긴급한 저축이었다.
내 가슴에서 뿜어내는 애정의 물줄기, 진실의 물줄기, 희망의 물줄기, 고마움에 보답하는 물줄기, 이 물줄기로 고요한 강을 만들어서 어여쁜 연꽃으로 돛단배를 만들어서 곱게 곱게 띄워 볼까나….
나에게는 고운 친구들이 있다. 그 무엇이 부러우랴. 친구에게 향하는 이 정성은 결코 헛되지 않았다. 아주 위대한 마음의 저축이었다.
나는 어릴 적에 어머니에게서 경제법을 배웠다. 밤에 잠이 든 나의 머리 위에서 들리는 어머니의 신문지 접는 소리에 잠을 깨었었다. 신문지를 오려서 삼십개의 봉투를 만드셨다. 아버지의 봉급을 삼십 개로 똑같이 봉투에 나누어서 넣으신다. 이불 밑 갈피에 넣어 두시고 하루에 한 봉투씩 꺼내서 쓰셨다. 그리고 조금씩 남는 돈은 일일 수입으로 작은 상자에 담아 놓으신다. 나를 이렇게 해서 공부를 시키셨다. 나는 이 경제법을 지금도 실행하고 있다. 쪼개 쓰고 아껴 쓰고 하셨던 나의 어머니! 우리 형제를 공부시키셨다.
나의 삶에서 가장 값지고 빛나는 것은 보석이 아니고 저축하는 마음가짐이다. 가진 것이 없어도 그래서 허전함을 느껴도 나는 부자로 살고 싶다. 모든 자연의 아름다움! 예술의 아름다움! 종교의 아름다움! 이 모두 모두가 다 나의 것인데….
하늘을 보고 미소짓자. 꽃을 보고 미소짓자. 허전함을 다 잊어버리자.
저축하는 마음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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