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처음 세상을 알게 되었을 때가 초등학교 입학 무렵이었던 것 같다. 사회에서 말하는 비행을 처 음 시작한 것은 초등학교 5학년 때였던 것 같다. 5학년에 들어서면서 나의 친구들은 담배에 대해 관심 이 많았고, 나 또한 호기심이 많았다. 그때부터 나는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며 담배를 피우기 시작하였 다. 그것이 내 비행의 시초였던 것 같다. 중학교에 들어서자 나의 친구들은 온갖 비행을 저지르고 다녔 다. 나 또한 그 사이에 끼여 있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정말 후회스러운 일만 했던 것 같다.
중학교 2학년이 시작되던 해 나와 내 친구들은 같은 학교의 친구들을 때리고 돈을 빼앗는 짓을 하였 다. 죄는 숨길 수 없는 법! 결국 우리들은 처음 경찰서라는 곳을 가게 되었다. 그리고 우리는 "정말 한 번만 봐 달라." 빌었다. 경찰서에서는 이번이 첫 비행이니 한번은 용서해 주겠다고 하였다. 그래서 우리 들은 다시 학교로 돌아왔지만 학교 측에서는 우리들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며 다른 학교로 전학을 보내려 했다. 이때 나는 선생님에 대한 실망감이 들었지만 한편으로는 내가 잘못했다는 죄책감도 들었 다. 그리하여 한번의 아픔을 겪고 다른 학교로 전학을 가게 되었다.
전학을 가게 된 나는 다른 아이들과 잘 친해지지를 못하였고 적응도 잘 하지 못하였다. 매일 이 학교 아이들과 싸움을 하고 결국 학교를 나가지 않았다. 학교에 등교하지 않는 동안, 나는 또다른 세계의 비 행을 경험 하였다. 이 비행의 결과는 전학! 다시 다른 학교로 전학을 가게 되었다.
새로 전학을 가게 된 학교는 처음에 나를 받지 못하겠다고 하였다. 하지만 나는 그 학교 교장 선생님 께 무릎을 꿇으며 제발 중학교 졸업만 시켜 달라고 하였다. 교장 선생님께선 결국 나를 받아들여 주셨 다. 내가 이 학교에 다니는 동안 공부도 열심히 하고 유도도 열심히 배웠다. 그러나 내 마음은 이쪽에 없었던 것 같다. 또다시 매일 친구들과 어울리며 온갖 비행을 일삼고 다녔다.
학교를 이런 식으로 계속 다니다보니, 선생님께서는 나를 퇴학시키려고 하셨다. 나는 다시 정신을 차 리고 학교에 나갔다. 그러나 가끔씩 친구들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학교를 나가지 않곤 하였다. 어느 날 나를 자퇴시킨다는 담임 선생님의 말씀에 나는 책상을 엎으며 교실을 뛰쳐나갔다. 다신 학교 같은 데는 가지 않겠노라고 생각하면서 처음으로 가출을 하였다. 나는 줄곧 친구 집을 전전하며 무려 두달 동안 집에 들어가지 않았다. 부모님께서는 나를 두달 동안이나 찾으러 다니셨다. 나는 부모님이 나 때문 에 괜히 고생하시는구나 생각하면서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집으로 돌아간 나는 부모님께서 하시는 얘 길 들었다. 매일 강요하시는 부분이었지만, 꼭 중학교·고등학교를 나와야 사회에서 인정을 받는다고 강조하셨다. 옛날에는 이 부분이 잘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부모님께서 하셨던 말씀이 이해가 간다.
고등학교에 들어갔지만 또 다른 방황을 하였다. 이 사회 사춘기 청소년들이 모두 겪는 방황이 아닐까 싶다.
이때부터 나는 매일이다시피 부모님께 반항적으로 대들며 학교도 잘 나가지 않았다. 가출도 많이 하 고 사고도 많이 쳤다. 그때 나는 술에 취해 귀가하던 아저씨들을 때리고 돈을 빼았었다. 일명 `아리랑치 기`라는 무서운 행각이었다.이 사건으로 결국 경찰의 손에 잡히고 말았다.
나는 "이번 한번만 용서해달라." 해 보았지만, 강도상해라는 무거운 죄목으로 차디찬 유치장에 갇혔 다. 나는 부모님께 용서를 빌고 또 빌었다. 어머니께서는 그런 나를 외면해 버리셨다. 나는 부모님께서 제발 나의 곁으로 다시 돌아오시길 빌고 또 빌었다. 내 기도에 부처님께서 가피를 주셨는지, 며칠 뒤 부 모님께서 면회를 오셨다. 그리고 나의 용서를 받아 주셨다. 부모님은 "네가 지은 죄는 꼭 반성하고 나오 라." 말씀하셨다.
며칠 뒤 광주 교도소로 이송을 가게 되었다. 처음 가는 곳이라 조금은 무섭기도 하였다. 의외로 나는 교도소에 빨리 적응하여 거기 있는 사람들과 친해졌다. 나는 교도소에서 약 1달반 동안을 살다가 재판 날짜가 잡혔다. 같이 있던 사람들은 나에게 못 나갈 것이라고 하였다.
나는 그래도 내 죄값을 치르기 위해서 재판장에 가서 재판을 받았다. 결과는 구형 7∼5년. 정말 가슴 이 무너져 내렸다. 정말 다시 한번 반성하여 매일 기도하며 울며 판사님께 반성문을 올렸다. 내 마음을 아셨는지, 판사님께서는 우리들에게 실형을 내리시지 않으시고 소년부 송치라는 판결을 내리셨다. 그리 고 광주 분류 심사원이라는 곳으로 이송이 되었다. 나는 그곳에 가자마자 절대로 여기서는 사고 치지 말고 반성만 하고 나가자고 결심을 하였다. 심사원에 있은 지 며칠 지나자 아이들은 우리에게 시비를 걸어왔다. 어쩔 수 없이 우리들은 싸우게 되었다.
다시는 싸우지 않겠노라는 마음의 다짐은 와르르 무너졌다. 그리고 나 자신에게 실망감이 느껴졌다. 이렇게 한 달간 심사원에서 생활을 하다 재판일이 잡혔다. 나는 그동안이라도 더욱 더 반성 하고 나가 자고 생각하였다.
하지만 판사님께서는 더 고생하라며 단기 소년원 처분을 내리셨다. 법정 뒤로 호송차를 타며 소년원 으로 이송되는 순간 문득 내가 지금까지 살아온 그 모든 것들이 생각났다. 후회했지만 이미 늦었고, 나 는 광주 소년원을 거쳐 이곳 충주 소년원으로 이송되었다.
여기 충주 소년원으로 이송 된 나는 여기서는 사고를 치지 말아야지 하고 결심했다. 그렇게 생활하면 서 나는 불교와 접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적응이 잘 되지 않았으나 스님과 어머님들이 잘 대해 주시고 지연 스님과 법사님께서 사랑으로 감싸주시고 하시니 차츰 적응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불교 어머님들의 사랑도 마찬가지였다.
지연 스님과 어머님 봉사자 님도 우리 법우들에게 "매일 좋은 일만 하여라, 나쁜 짓은 하지 말라시며 비록 이곳에 순간의 잘못으로 들어왔지만 큰 교훈으로 살고 두 번 다시는 이런 곳에 들어오지 말고 이 사회에 보탬이 되라고, 꼭 사회에서 인정받는 사람, 남을 조금이라도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 되길 바란 다."시며 수 없이 좋은 법문을 해 주신다. 이곳을 나가더라도 스님의 간곡한 그 말씀 잊지 않고 가슴에 묻어두고 두고 두고 생각할 것이다.
"불교반 어머님들, 친어머님도 아니신데 바쁜 시간 내시어 항상 우리들을 보살펴 주셔서 정말 감사합 니다. 내가 살아가는 동안 지연 스님과 어머님을 잊지 않고 바른 길 걸으며 살겠습니다."
나는 뒤늦게나마 불교반에 들어오게 된 걸 고맙게 생각한다. 스님은 우리에게 한없이 자애스러우면서 도 우리가 신발을 가지런하지 않고 들어왔을 때는 경상도 사투리로 야단을 치시기도 하셨다. 그렇게 야 단을 맞으면서도 우리를 사랑하니까 나는 불교반 들어온 걸 정말 잘 했다고 생각한다. 3일 전 불교반에 서는 우리를 위하여 수련회를 하였다. 나는 불교 반장이 되었고 그 직책에 따라 열심히 하기로 마음먹 었다. 지연 스님과 법사님, 보살님들을 통해 부처님 법문을 듣고 나의 삶의 진리를 깨닫고 내가 왜 그리 나쁜 짓을 하였을까, 내가 이런 곳에 와야만 했을까 하고 반성하는 시간을 매일 가졌다. 지금 생각하여 도 말썽을 너무 부린 것 같다. 이렇게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고 3일 동안 수련회를 마쳤다.
지연 스님은 우리에게 수련회를 통해 새로운 법명를 주셨다. 나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고 이제 새로 태어나는 마음으로 살아갈 것이다. 지연 스님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나는 다시금 과거에 살아왔던 모 든 일들을 생각하게 되었고, 나를 도와주신 불교반 스님·보살님들께 감사드린다. 10일 뒤면 집으로 돌 아가게 된다. 이제 집으로 돌아가면 여태까지 못한 효도를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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