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와 인생 - 역경을 이겨내는 불자의 자세 - 구병시식(救病施食)
번호 : 40156     조회수 : 11076     작성자 : 운영자     작성일 : 2007-03-26 오후 12:31:48    
불교와 인생

5. 역경을 이겨내는 불자의 자세

2) 병자를 위하여 – 구병시식(救病施食)

구병시식은 병든 사람을 구원하기 위해 사찰에서 행하는 일종의 재례의식이다. 시식이란 업력에 의하여 고통받는 영가(영혼)들에게 법식을 베풀어 천도하는 의식을 말한다.

불교에서는 우리 몸에 발생하는 병의 원인을 크게 두 가지로 보는데, 하나는 현세실조병(現世失調病)이라 하여 음식이나 몸과 마음가짐을 조절하지 못해 생기근 병이고, 두번째는 선세행업병(先世行業病)이라 하여 과거에 저지른 온갖 악업의 결과가 현세의 질병이라는 과보로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특히 누군가를 몹시 괴롭히거나 미워할 경우 그 업의 힘이 잠복해 있다가 현세에 자기 몸의 병으로 나타난다. 그래서 우리 몽이 병들었을 때 육체적인 원인을 찾아 물리적으로 다스리는 현대의학적 처방도 당장은 중요하지만, 자신의 업에 대한 참회와 더불어 주변의 모든 원한관계를 해소하고 고통받는 중생들에게 자비를 베풀어 그 공덕으로 병고의 원인을 해소하는 것이 근본적인 대책이라 하겠다. 그러므로 구병시식은 육체와 정신이 따로 떨어져있는 별개의 실체가 아니라 서로 유기적인 연관관계에 있다는 연기론적 사고를 바탕으로 복덕을 지어 병고와 액운을 이겨내려는 데에 본래 의미가 있다고 하겠다.

아난존자에 의해 비롯된 불교의 시식은 배고픈 귀신들을 법식을 통해 굶주림을 채우고 불법에 귀의하여 법문을 듣고 하루속히 안락국에 태어나라는 천도 의식이지, 굿이나 귀신을 겁주어 쫓아내려는 미신적 행위가 아니다. 오히려 그들을 만족시켜 원한의 마음을 풀게 하는데 있다.

구병시식의 절차는 먼저 삼귀의를 하고, 대자대비한 관세음보살께 귀의하여 그의 위신력으로 책주귀신영가를 천도한다. <<천수경>>을 외우고 멸악취진언을 하여 악취로부터 아귀들을 불러내어 병자의 내력을 유치(由致)로 설명한다. 설단에는 말 마(馬)자와 금은전(金銀錢) 각 일곱 글자와 남귀여귀(男鬼女鬼) 2개를 써서 붙이고 책주귀신영가 위패를 모신 다음, 일곱 접시의 밥과 찬, 그리고 삼색 과일 등 제반 음식을 차려놓고 간절하게 시식을 베푼 다음 문 밖에 나가서 봉송한다.

영혼에게 드리는 향화청가영(香花請歌詠)을 살펴보면,

빚진 사람 원수가 되어
사랑하고 미워하는 마음 그치지 못해
지금 시식을 베풀어 법식을 제공하니
무릇 깨달아 원한을 푸소서

로 되어 있어 구병시식이 전생의 빚을 갚고 원한을 풀어 현재의 병고를 이겨내는 의식임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여기서 불자들이 지켜야 할 것은 시식, 특히 구병시식은 일반불자들이 행할 수 있는 의식이 아니다. 수행 공덕이 높으신 스님에 의하여 진행해야 한는 것이다.

출처 : 조계종 포교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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