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릇 수행이란 언제 어느 때 어느 곳에서든 정해놓고 하는 것이 아닙니다.
절집에서는 행(行)주(住)좌(座)와(臥) 어(語)묵(默)동(動)정(定) 그 어느 때라도 화두를 놓지 말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는 다시 말하면 언제 어느 때 어떤 일을 하더라도 수행이 가능하다는 말입니다.
수행이란 삼독심(三毒心) 즉 탐내고, 성내고, 어리석은 마음을 없애고 자신의 무명을 밝혀 자성을 깨닫고 더 나아가 생명의 실상을 여실히 깨달아 나와 남이 둘이 아니라는 동체대비를 행하는 것입니다.
정현철님께서는 고속버스를 운전하신다고 하니 정말 좋은 수행처를 갖고 계신다고 생각합니다.
먼저 운전을 하다보면 졸음이 오기 쉽습니다.
우리네 스님들도 수행중 가장 먼저 맞서야 하는것을 수마(졸음, 잠)라고 합니다.
이러한 수마와 맞서 싸우는 것도 한가지 수행일 수가 있습니다.
또한 자신과 승객 그리고 함께 도로를 주행하는 사람들의 생명을 소중히 생각하고 보호하려고 하는 것이 또한 수행입니다.
그리고 운전을 하다보면 스님, 신부님, 목사님등 성직자들도 저절로 욕이 나온다고 할 만큼 성내는 일이 많이 생기게 됩니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성내는 것은 삼독심 중의 한가지 입니다.
남이 나를 화나게 했을 때 그럴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겠거니하고 너그럽게 보면 화나는 일도 줄어들고 그러다보면 성내는 마음도 점점 줄어들어 삼독심을 없애는 수행이 저절로 되는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더나가 내가 혹시 다른 사람들을 화나게 하는 일이 없는가?
늘 경계를 하는 마음을 늦추지 않는 지혜를 터득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야기가 쓸데없는 쪽으로 길어집니다만 운전을 하면서 생명의 소중함을 화두로 삼아 나와 승객과 함께 도로를 주행하는 사람들의 생명을 사랑하고, 성내는 마음을 제어하며, 늘 밝고 친절하고자 노력하는 것이 질문을 주신 정현철님께서 하실 수 있는 수행의 첫걸음이 되지 않을까 생각 합니다.
별다른 수행 방법이란 그 수행 방법은 잘못된 수행방법이며 잘못 가고(行하고)있는 수행입니다.
진정한 수행은 삶속에 있는 그대로 입니다.
나를 생각한다면 남을 먼저 생각하는 것이 올바른 것이며,
남을 생각한다면 나와 내 가족, 내 친구를 생각 한다면 그렇게(?) 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졸음은 나와 내가족과 지금 나를 의지하고 가는 40여명의 승객과 도로를 같이 주행하는 수십 수백명의 사람과 같이 한다는 생각으로 적당한 휴식과 일과 생각을 조절하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것 바로 이것 자체가 나의 마음을 조절하는 수행(修道)인 것입니다.
수도자는 별다른 이가 별다른 행동으로 하는 것이 아닙니다.
모든이 즉 어느 누구든 가장 평범한 가장 대중적이고 보편타당한 일상과 생각을 하는 것이 수행이라고 할 수 있는 기본적인 밑바탕이라고 생각합니다.
참(진정한것)은 먼 곳에 있지 않습니다.
먼 곳을 보며는 진정한 것을 들을 수도, 볼 수도, 느낄 수도 없습니다.
허깨비만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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