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만다라의 어의를 살펴보겠습니다.
만다라란 당의 현장스님 이전의 舊譯(구역)에서는 법단, 도량으로 번역하였습니다.
新譯(신역)에서는 輪圓具足(윤원구족), 聚集(취집), 發生이라고 번역하였습니다.
구역에서 법단, 도량으로 번역한 것은 수많은 佛·菩薩·諸天들을 복합적으로 상징하고 그들의 서원, 공덕, 묘혜, 자비를 응축시킨 결정체를 한 곳에 모신 우주적인 성스러운 세계를 축소한 壇(단)과 같은 뜻으로 해석한 것입니다.
신역에서
윤원구족이라 한 것은 여러 바퀴살이 속 바퀴로 모여 둥근 수레바퀴를 이루는 것과 같이 모든 법을 원만하게 갖추어 결함이 없다는 것을 뜻하고
둘째, 만다라는 본질이 갖추어져 있는 것일 뿐 아니라, 본질이 나타나는 모습이기도 하기 때문에 '발생'이라고 했고
셋째, 취집은 삼라만상이 한데 모여 있다는 의미인데, 모든 부처가 한곳에 모여 있는 장소라는 의미입니다. 이 때는 주로 만다라가 도회화(圖繪化)하였을 때를 의미합니다.
다음으로 만다라의 어원을 살펴보면은. 만다라는 두 개의 부분으로 이루어진 언어입니다.
本質, 심수(心髓), 제호를 의미하는 manda와 소유를 뜻하는 접미사 la와의 합성어로 '본질이 소유된 것' , '본질이 도시된 것'이라고 해석합니다.
만다라라는 낱말은 본질이 소유된 상태라고 하는 완료형을 의미한다는 사실은 만다라는 모두 본질적인 것의 表出임을 나타낸 것임을 가르쳐 줍니다.
불교에서 본질적이라고 함은 佛의 自內證(깨달음)의 경지를 말하는 것이며 만다라는 결국 불자내증의 경지의 그림에 의한 표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만다라의 종류는 어떤 것이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우선 광의에 있어서 만다라는 三種으로 나눕니다.
이 세계를 생명적 世界觀으로 파악할 때 現實世界는 그대로 大 生命의 내용이고, 자기표현 모습일 것이며, 이 대 생명의 자기표현 내용을 만다라라 합니다.
이처럼 현실 세계를 성스러운 생명의 세계라 볼 경우 이것을 自性曼茶羅(자성만다라)라 부르고 있습니다.
이 자성만다라가 개인의 심상에 떠오르는 모습을 觀想曼茶羅(관상만다라)라 하며, 이것을 구체적인 모습으로 그려낸 것을 形像曼茶羅(형상만다라), 또는 圖繪曼茶羅(도회만다라)라 합니다.
이 때 自性이란 '그 본질에 있어서'라는 의미를 가지기 때문에 진리는 진리로서 현실세계는 현실세계 그대로 그 본질에 있어서는 만다라라는 인식이 자성만다라라는 것입니다.
그것을 心像化(심상화)해서 우리들 즉 행자의 관상중에 성스러운 세계로서 불·보살등이 나타나는 것이 관상만다라이며 그것을 繪畵化(회회화)한 것이 형상 또는 도회만다라입니다.
만다라는 금강계와 태장계의 양분법,
部會曼茶羅(부회만다라). 一尊曼茶羅(일존만다라)등의 특수만다라로 나눌 수 있습니다.
법신불을 본질 이치적인 면에서 인식 파악하고 또는 구상화한 것이 태장계만다라입니다.
활동 전개의 면에서 인식 파악하고 구상화한 것이 금강계만다라입니다.
결국 이 둘은 동시적이고 하나를 양방면에서 본 모습입니다.
그리고 금강계이든 태장계이든 그 중 일부분만 드러내어 인식 파악하고 구상화한 것이 특수만다라이며 나아가 금강계·태장계를 인식 파악하기 위한 표현 상징의 형태에서 사종만다라가 있습니다.
대일경에는 法身佛의 모습을 표현하는 방법으로 字, 印, 形像의 삼종을 들고 있습니다.
이를 種三尊(종삼존)이라 합니다.
후세에 오면서 이를 법신불의 형상을 설명하는 방법으로 채용하였습니다.
字는 法身佛을 언어적으로 인식·표현하는 것,
印은 법신불을 특수 사물로서 표현하는 것,
形像은 법신불을 전체의 형상으로 표현하는 것을 일컫습니다.
그리고 여기에 법신불을 활동의 면에서 표현하는 것을 합하여 4가지의 면에서 法身佛의 모습을 인식·표현하여 온 것입니다.
이를 전통 용어로는 사만다라라 부르고 있습니다.
사만다라란 법신불의 형상인 만다라를 네 가지 방면으로 인식·표현하는 것입니다.
대만다라(大曼茶羅) 삼매야만다라(三昧耶曼茶羅) 법만다라(法曼茶羅) 갈마만다라(갈磨曼茶羅)라 부르고 있습니다.
사만(四曼)의 인식 방법이 문헌상에 나타나는 것은 이취석경(理趣釋經)이라는 문헌에 있습니다.
그러면 사만다라에 대하여 자세하게 설명드리겠습니다.
1) 대만다라
우리가 불상을 나무나 돌로 조성하였을 때 이것을 나무나 돌이 아니라 불상으로 바라보고 종교적인 감응을 느낍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세계 내의 모든 존재들을 육대라는 생명성으로 상징되는 법신불의 형상 그 자체로 볼 때 이 법신불의 전체형상을 대만다라라고 합니다.
2) 삼매야만다라
삼매야만다라는 법신불의 차별상, 특수상을 말합니다. 대만다라가 전체상인데 반해서, 삼매야만다라는 이 전체상이 갖추고 있는 무한의 차별상을 일컫는 것입니다.
삼매야란 본서(本誓)라는 뜻입니다.
본서란 불보살의 근본 서원 즉 고유의 존재이유를 말합니다.
더 보편적으로 말한다면 불보살이 가지고 있는 삶의 가치를 가리킨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불보살이 가지고 있는 특수 사물인 연화(蓮花)·도검(刀劍)등을 통해서 그 불보살의 삶의 가치 내용을 알 수 있고 불보살의 삶의 가치 내용은 중생교화의 서원이기 때문에 이를 본서라고 합니다.
곧 불보살이 가지고 있는 삼매야형(연화, 도검등)이나 아니면 인계를 보고 종교적 기도의 심정을 느끼는 것도 이 때문인 것입니다.
즉 철학적인 면에서 세계의 특수상이며 종교적인 면에서 법신불의 삼매야형을 가리킨 것입니다.
대만다라와 삼매야만다라는 어떤 관계를 가지고 있는가를 보며는 심안을 열고 보면 '전체생명'은 이 생명의 자기 한정으로서의 '나'와 불가분의 관계로 맺어져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즉 전체생명의 모든 활동은 개체인 '나'에게 미치어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대만다라와 삼매야만다라는 全과 個의 관계 즉 보편과 특수의 관계이며 이 세계는 이처럼 全과 個의 重重無盡의 관계로 이루어져 있는 것입니다.
3) 법만다라
법만다라란 법신불의 언어에 의한 표현 형태를 말합니다.
여기서 언어란 음성과 문자로 구성되는 언어뿐만 아니라 이 세계에 있어서 일체의 음성도 포함하고 있습니다.
만유의 표현체를 언어로 보는 것은 사실 깊은 종교적 직관을 필요로 합니다.
그래서 알기쉽게 佛을 표현하는 一字내지 二字의 범자·진원, 경전의 문장이 가진 의의를 법만다라로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범자로된 만다라를 종자만다라라 부릅니다.
종자는 含藏(함장)과 출생의 두가지 의미가 있습니다.
마치 세간의 종자가 능히 새싹을 틔울 수 있는 가능성을 함장하고 적당한 요건이 이루어지면 새싹을 출생하듯이 범자도 무량·무변의 공덕을 함장하고 능히 무량·무변의 공덕을 출생한다고 보는 것입니다.
이러한 문자관에 서서 세존의 명칭·진언 혹은 본존의 머리글자 혹은 끝 글자를 범자로 표시하여 종자로 합니다.
그리고 이 종자인 범자에 의한 만다라를 법만다라라 합니다.
즉 우리들에게 있어서는 이러한 범자가 불·보살의 상징이지만 불·보살의 입장에서는 이 둘은 그대로 불·보살의 자기표현입니다.
4) 갈마만다라
갈마라고 하는 것은 범어의 까르마 즉 활동의 의미입니다.
우리들의 일상생활에 있어서 기거동작은 말할 것도 없고 인간사회 자연계 이 천지 간의 일체의 존재들은 항상 활동하고 변화하고 있으며 잠시도 정지하지 않는 것입니다.
부처님도 또한 실지로 그림이나 조각등으로 표현되어 있는 것을 보면 제각기 여러 가지 모습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그것은 부처님이 중생 구제를 위하여 세상에 나타낸 모습을 의미하고 있는 것입니다.
때문에 사람들의 수에 응해서 사람들이 무수하게 있으면 부처님도 무수하게 있으면 부처님도 무수하게 계시고 중생의 수만큼 부처님이 있어도 좋은 것입니다.
모든 존재들은 그들의 활동을 볼 때 제각기 개별적인 모습을 가지고 나타나 있는 것입니다. 태고적부터 셀 수 없는 수만큼의 인간이 태어나서 죽는 것을 계속하여 왔으나 똑같은 사람이 존재한 예가 없습니다.
오늘날도 이 세계의 인구는 수십억이지만 똑같은 사람이 결코 없습니다.
인간뿐만 아니라 동물과 식물에 있어서도 그러한 것입니다.
생각하면 실로 불가사의한 것입니다.
단지 존재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끊임없이 변화·활동을 계속하고 있는 것입니다.
활동의 과정도 존재의 어느 한 부분 개체만을 떼어 내어 보면 시작과 끝이 있는 것 같으나, 전체 생명에서 보면 활동은 그침이 없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 활동은 항상 그 순간의 과정에서 완성되고 그 자체에서 완결되어 있다고 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이러한 모습을 갈마만다라라 합니다.
활동이라는 것은 생명의 자기표현이나 그것은 또한 전체와 개체 말(넓은 의미에 있어서 말)등 일체에 미쳐 있다고 볼 수 있는 것도 갈마만다라가 있는 것입니다.
물론 이 사종만다라는 육대라는 토대 위에서 일체의 질서와 통일의 유기적 연관의 모습을 부여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4가지 만다라는 실제 혼연 일체를 이루고 있습니다.
이것을 四種曼多各分離라 표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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