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성이라는 것은 자성을 본다는 뜻이니, 선을 닦아서 화두의 의정을 파하면 일체 공안이 일시 돈파하여 요요(了了)히 불성을 보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혹은 자성은 체가 없어서 형색이 없거니 어찌 시각으로 능히 볼 바 이리요.
성을 본다는 것은 성을 깨닫는다는 말이라 하고,
혹은 성은 능히 눈으로 볼 바가 아닌즉 마음으로 보는 것이라고 하여 견성에 대한 해설은 자못 불일하다.
그러나 불성은 눈으로 능히 볼 수 있으니 성은 형색이 있는 까닭이다.
왜 그러냐 하면 언어도단, 심행처멸한 법성만이 불성이 아니요,
산산(山山), 수수(水水), 화화(花花), 초초(草草) 어느 것 하나 불성이 아닌 것이 없는 까닭이다.
그러면 산산, 수수, 화화, 초초는 누구든지 볼 수 있는 것인즉,
일체 중생이 다 견성한 것이어서 하필 참선의 오를 기다려 비로소 견성한다 하리요 하는 질문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일체 중생이 다 견성한 것이다.
그러나 미한 자는 스스로 견성한 줄 알지 못하느니
산산, 수수, 화화, 초초가 다 불성인 줄 모르고 가령 관념적으로 안다 하더라도 어찌하여 산산, 수수, 화화, 초초가 다 불성인 줄을 모르는 까닭이다.
그뿐 아니라 허령담적하여 무형 무색한 법성도 마음으로만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능히 눈으로 볼 수 있으니 오(悟)한 자는 육근을 호용할 수 있는 까닭이다.
그러므로 意根으로 볼 수 있는 것은 眼根으로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이근으로도 볼 수 있고 비근으로도 볼 수 있는 것이다.
悟한 자에게는 눈, 귀, 코, 혀, 몸, 뜻의 육근만 호용될 뿐만 아니라
색, 성, 향, 미, 촉. 법(色聲香味觸法)의 육진도 호용되는 것이며, 색즉시공(色卽是空) 공즉시색(空卽是色)이므로 진공묘유(眞空妙有)가 비일비재한 것이다.
그러므로 견성이라는 것은 마음으로도 볼 수 있고, 또한 육근으로도 볼 수 있는 것이다.
영운조사(靈雲祖師)는 도화를 보고 견성하였느니 그것은 누구라도 아는 일이지만, 영운이 도화를 보고 견성할 때에 그 도화가 영운을 보고 견성한 줄은 천고에 아는 사람이 없느니 그것은 일대한사(一大恨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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