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있음’이야말로 수행의 즐거움
호흡수행.非사량.지관 등 형식
갈래는 제각각이나 목표는 ‘禪’
부처님은 선정을 하는 가장 기초적인 수행으로서 ‘호흡 수행(出入息念, Anapana-sati)’을 하도록 제시한다. “호흡의 수행을 닦으면 몸과 마음이 쉬고 깨달은 관찰로 고요하고 순수하면 분명한 생각을 닦아 익혀 만족하게 된다.”〈잡아함경 제803〉 자기내면의 성찰을 위한 수행 방법이다. 이러한 수행을 통해 성자의 세계, 청정의 세계, 배움의 세계, 배울 것이 없는 세계, 부처의 세계를 체험한다는 것이다.〈잡아함경 제807〉 붓다의 수행 기본은 ‘언제나 호흡의 수행을 통해 사유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아난이 장로비구에게 “수행자가 홀로 사유할 때, 어떤 방법으로 전심전력해야 하는가”라고 물었을 때, 그는 ‘지(止)와 관(觀)’이라고 했다. 그침과 관찰을 함께 닦아(修習) 해탈의 경지를 얻는다고 한다. 해탈의 경지는 욕망이 없는 소멸의 세계라는 것. “어떤 것이 욕망이 없는 소멸의 세계인가.” 장로는 ‘욕망을 없애면 욕망이 없는 세계, 일체의 작용이 소멸되면 소멸의 세계’라는 것이다. 아난이 물은 ‘홀로 사유’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이것은 바로 해탈의 세계이며 수행의 근원이다. 중국 선종의 선장 가운데 한분인 약산유엄(745~828)은 처음 율종에서 시작했고 교학과 지계에 능통했다.
그러나 그는 이것이 정신생활의 궁극 목표가 아님을 느끼고, 법의 형식을 넘어서 진정한 자유와 순수성의 획득을 열망하여 선종으로 옮겨 공부한 분이다. 한 납자가 좌선을 하고 있는 약산에게 “무엇을 생각하는가”라고 물었을 때, “생각 없이 생각하지”라고 답했고, 이를 ‘비사량(非思量)’이라고 했다. 비사량은 사량(생각)을 벗어난 무분별의 분별이다. 약산은 인간의 사량을 초월한 대자연의 사실을 보는(徹) 좌선을 한 것이다. 의식은 흐르지만 의식에 묻히지 않는 절대의 선을 했다.
존자 아난이 묻는 ‘사유’ 역시 생각이 아닌 비사량의 길이었다. 그는 붓다를 오랫동안 시봉했던 제자이며 총명한 지혜와는 달리 선정력은 뛰어나지 못했던 것 같다. 지(定)와 관(慧)은 현상의 파악이다. 즉 삼매와 관은 한 동작이다. 이 지관의 수행은 수세기를 거쳐 교학으로 완성, 중국불교에 영향을 주었다. 반면 중국 선종의 초조달마는 지관을 이(理)와 행(行)으로 설명했다. 적멸무위의 체험상에서 네 가지 행동의 지침이다. 이는 ‘벽관(壁觀)’수행을 통해 이루어진다. 지관이나 벽관은 삶을 직시하는 성찰력이며 지혜이다. 붓다는 출가자의 성행(聖行)을 묻는 나카라에게 이렇게 말씀하신다. “홀로 앉는 것과 도인에게 시봉하는 것을 배워야 한다. 성자의 길은 홀로 있는 것이며 홀로 지내는 것이야말로 즐거움이다”라고. 2500년 전, 이미 부처님은 이러한 수행으로 사선팔정(四禪八定)에 이르러 삼보리를 얻은 것이다.
호흡의 수행, 비사량, 지관 등은 모두 ‘선’ 한 자에 함의되어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선은 간단한 명상 정도로 논의되었지만 요즈음은 일상생활에 보다 친근한 문화적 형태로 접근된다. 글로벌 정보화 탓으로 선은 젠(zen)이라는 용어로 다양한 측면에서 이해되는 것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선의 본래 글자의 의미는 선정이 아니다. 한자의 의미대로라면 하늘이나 산천에 제사를 올리는 것, 천자가 대를 물려주는 의식이다. ‘고요함’을 뜻하는 인도의 선, 드야나(dhyana), 야나(jhana)의 음사인 선나(禪那)에서 ‘선’은 비롯된다. 그리고 이를 음사한 선과 의역한 ‘정려(靜慮)’를 아울러 ‘선정(禪定)’이라고 한 것이다. 이 말은 초기불전인 한역 아함경에서 선과 원어의 내용인 명상의 의미를 더하여 번역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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