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아라면 윤회를 이어가는 실체는 무엇인가 ?
죽음이라는 현상을 통하여 물질인 몸은 그 근원인 지-수-화-풍의 사대원소로 돌아간다.
그러나 그 몸을 움직이던 마음은 사라지지 않는다.
남방 근본불교 붓다의 가르침에서는 사람이 죽으면 그 마지막 생각이 바로 다음 생의 첫 번째 생각이 된다고 말하고 있다.
49일간 다음에 받을 몸을 찾아다닌다는 말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전생과 다음 생에 어떤 간격이 있다고 말하지 않는다.
그래서 죽음의 순간에 자신의 선행이 떠오르는 사람은 바로 다음 생에 그 선행의 생각에 걸맞는 복덕의 육체와 환경을 다시 가지게 된다는 것이다.
어떤 사냥꾼은 생전에 자기기 놓쳤던 흰 코끼리를 다시 잡지 못한 것을 분노하고 있었는데 죽는 순간에 흰 코끼리가 생각났다.
그것이 마지막 생각이 되어 그는 흰 코끼리로 태어났다는 것이다.
붓다 당시에 사띠라는 비구가 있었다.
이 비구는 생에 생을 쫓아다니며 윤회를 일으키는 것은 식(識 vi~n~n-a.na)이라고 말하고 다녔다.
그리고 그것이 붓다의 가르침이라고 했다.
이 말을 들은 다른 비구들이 붓다께 이 일을 보고하자 붓다는 사띠 비구를 불러 ‘트왕 모가 푸리소’ 라고 했다.
그것은 ‘이 머리가 텅 빈 녀석아’ 이런 뜻이다.
붓다가 쓰신 가장 지독한 말이다.
그러면서 말씀하셨다.
내가 언제 그렇게 가르치더냐 ?
네가 그렇게 말하고 다니는 것은 붓다의 말을 잘못 전하고 있는 것이다.
‘식은 대상을 연하여서만 일어난다.
형상이 보일 때만 눈을 통하여 일어나는 생각(眼識)이 발생한다.
소리를 들을 때만 소리를 통하여 일어나는 생각이 발생한다.
냄새가 있을 때만 코를 통하여 일어나는 생각이 발생한다.
음식이 있을 때만 혀를 통하여 일어나는 생각이 발생한다.
감촉이 있을 때만 몸을 통하여 일어나는 생각이 발생한다.
마음의 대상이 있을 때만 마음을 연하여 일어나는 생각이 발생한다.
이것은 마치 나무를 태워 얻은 불을 나무불, 겨를 태워 얻은 불을 겻불... 등으로 부르는 것과 같다. 이름을 그와 같이 하는 것이다’
식은 대상이 없으면 일어나지 못한다.
죽음의 순간에 몸은 사라지지만 아직 그 관성과 업성을 지닌 마음의 축적물은 그것을 원인으로 바로 다음 식識을 발생케 한다.
그러므로 무지를 연하여 행이 있고 행을 연하여 식이 있고..... 의 연기 고리가 발생하는 것이다.
그래서 새로운 몸에 깃들은 식은 다시 여섯가지 감각기관을 통하여 자신을 드러내고 새로운 감각을 다시 받아들이기 시작하며 새로운 생이 시작된다.
신동이라 불리는 어린 아이들은 전생에 강하게 부각된 업성이 일찍이 드러나는 것을 보여준다.
그렇다면 전생의 나와 현생의 나는 같은 사람인가 다른 사람인가?
초기경전에서는 `같지도 다르지도 않다` (na ca so na ca a~n~no) 라고 말하고 있다
이러한 것들은 일단 이론처럼 들리겠지만 우리가 잠시라도 우리 몸 현상의 일어남과 사라짐을 보게 되면 순간, 순간이 새로운 생임을 알게 되고 아직 경험되지 않아 이론처럼 보였던 것들이 실재로 드러나는 것을 보게 된다.
의문은 사색이나 탐구로 풀리는 것이 아니라 실재 경험으로 풀리는 것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