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계가 코로나19로 올해 부처님오신날 연등회를 전격 취소하기로
등록일 : 2020-05-20 동영상 

불교계가 코로나19 확산우려에 따라 올해 부처님오신날 연등회를 전격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5월23~24일 예정됐던 연등법회·연등행렬·전통문화마당 등 연등회 관련 모든 행사가 취소됐다.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열리는 연등회가 취소된 것은 5·18광주민주화운동에 따른 계엄령으로 진행되지 못한 1980년 이후 40년 만이다.

연등회보존위원회 집행위원장 금곡 스님(조계종 총무부장)은 5월19일 오전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지하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19 확산방지를 위해 연등회를 전격 취소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스님은 “한국불교종단협의회와 연등회보존위원회는 우리 사회를 위협하고 있는 코로나19 위기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무엇보다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최우선의 가치로 삼아야 한다고 뜻을 모았다”며 “심사숙고 끝에 5월23~24일에 예정됐던 연등회의 연등법회, 연등행렬, 전통문화마당 등의 행사를 전격 취소하기로 결론 내렸다”고 설명했다. 다만 연등회보존회는 “서울 청계천 전통등 전시회는 예정대로 5월18일부터 진행하고 있으며, 이번 연등회를 앞두고 각 단체가 제작한 장엄물도 일반인들이 관람할 수 있도록 5월23일경부터 조계사와 봉은사 일대에 전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등회보존회에 따르면 연등회는 신라 진흥왕 때부터 팔관회와 함께 국가적인 행사로 천년 넘게 이어 온 우리 민족의 전통문화다. 다만 우리사회의 민주화 격동기인 1961년과 1970년, 1980년 전국적으로 발령된 계엄령으로 연등회가 중단되기도 했지만 불교계는 매년 연등회를 봉행하며 부처님오신날의 의미를 되새기고, 자비로운 세상을 발원해왔다. 이런 전통에 따라 연등회는 2012년 국가무형문화재 122호로 지정됐고, 올해 12월에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앞두고 있다. 따라서 올해 연등회는 세계문화유산 등재여부를 좌우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시기이기도 하다.

그러나 연등회보존회는 “코로나19로 전 세계에서 수많은 인명이 희생되고 있고, 비록 우리나라의 코로나19 상황이 방역대책본부의 관리와 통제가 가능한 범위 안으로 들었다고 하지만 이태원발 코로나19 사태에서 보는 것과 같이 언제 어디서 또 다시 이와 같은 상황이 발생할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때문에 연등회보존회는 “이런 상황을 맞아 국민의 안전과 생명보호를 우선으로 판단하고, 5월23일 연등법회와 연등행렬, 24일 전통문화마당 행사를 전격 취소하기로 했다”며 “이런 결정은 우리 불교계가 코로나19 상황에 직면해 부처님오신날 행사를 한 달 뒤로 변경한 것과 같이 오늘의 위기가 하루 속히 종식돼 모든 국민들이 평안해지기를 발원하고자 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불교계는 코로나19 감염 및 확산 방지를 위해 선제적 대응을 해왔다. 코로나19 확산 초기 각종 법회와 행사를 전격적으로 중단했으며, 일부 주요사찰은 산문폐쇄조치를 단행했다. 또 성금 전달과 생수지원, 사찰음식 도시락 지원 등 조계종 차원의 각종 지원활동을 전개해 왔다. 특히 불교계는 최대명절인 ‘부처님오신날’ 봉축일정도 조정해 봉축법요식을 윤사월로 변경했고, 대신 4월30일 ‘코로나19 극복과 치유를 위한 기도’를 전국사찰에서 시작해 5월30일 봉축법요식과 함께 회향하기로 했다.

연등회보존위원회는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그동안 불교계와 방역당국의 지침을 성실히 이행해 준 전국사찰의 주지스님과 불자들에게 감사를 드린다”면서 “국가와 국민의 어려움을 함께 하고자 하는 불교계의 결정이 더욱 의미 있게 우리사회에 회향될 수 있도록 뭇생명의 평화를 위한 정진의 길에 함께 해 주질 당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