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극복에 범국민적 동참…사찰 재정난, 봉축일정 고심
등록일 : 2020-03-05 동영상 



조계종(총무원장 원행스님)이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와 극복을 위한 범국민적 노력에 힘을 보탠다. 코로나19 여파로 직격탄을 맞은 사찰 재정난 타개와 당장 다음달로 다가온 연등회, 법요식 등 봉축 행사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최대한 방법을 모색할 예정이다.

조계종은 3월4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불기2564년 제1차 교구본사주지회의를 열어 심각성이 더해지고 있는 코로나 사태와 관련 종단 차원의 체계적이고 적극적 대응책을 논의했다. 정부와 국민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종단 또한 범국민적 동참에 나서겠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이 일환으로 종단은 3월3일 중앙종무기관을 중심으로 구성한 ‘감염병 비상대응본부’를 통해 중앙과 본말사 간 24시간 긴급 상황 대응체제를 유지키로 했다. 총무원 총무부장 금곡스님을 본부장으로 한 대응본부는 감염 예방을 위한 방역 용품 수급, 확진자 발생 시 해당 사찰에 대한 물품 지원, 위기 상황에 따른 행정 및 운영 지원 등 유사시 적극 대응에 나선다.

대대적 모금 운동도 시작된다. 도움의 손길이 절실한 대구경북 지역 지원을 위해 ‘감로수’ 20만병을 우선 전달키로하고 교계 언론과 불교 단체를 통한 모연 활동을 펼친다. 전국 사찰은 3월9일부터 코로나 극복을 위한 기도 정진에 들어간다.

사찰 상주 대중이 매일 조석예불 시 ‘이웃과 공동체를 위한 기도(약사여래, 보배경 기도)’를 올린다. ‘코로나 극복을 위한 서원의 등 달기’ 활동도 사찰마다 진행된다. 범국민적 노력을 위한 종단 차원의 활동을 권고하고 대대적으로 알리기 위한 현수막도 본말사마다 게재된다.

화엄사 주지 덕문스님, 월정사 주지 정념스님 등은 취지에 충분히 공감하면서도 통일된 정교한 매뉴얼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내놨다.

덕문스님은 “위기 상황이 오면 언제 어디서든 실제 상황에 적용할 수 있는 명확한 매뉴얼이 본말사에 전달되면 좋겠다”며 “불자들을 위한 병상 확보 등 특히 불자가 많은 대구 경북 지역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현실적 방안을 고려해 달라”고 말했다.

정념스님 또한 “각 지역마다 사찰마다 공유할 수 있는 네트워크 구성이 필요하다”며 “종단에서 대응본부를 구성한 만큼 중앙에서 마련한 매뉴얼이 실제 교구에 적용될 수 있도록 현실적이고 능동적인 역할을 부탁한다”고 했다.

코로나 여파로 인해 사실상 신행 활동이 전부 중단된 상황에서 사찰이 겪고 있는 재정난 타개책도 논의됐다. 해인사 주지 현응스님은 사찰 수입이 급격히 감소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정해진 분담금을 올려 보내야 하는 데 있어 사찰이 느끼고 있는 재정 부담이 크다고 털어놨다.

현응스님은 “법회 중단이나 문화재구역 입장료 수익 감소로 인한 영향이 적지 않다”며 “중앙종회를 앞두고 있는 만큼 집행부에서 종회와 사전에 논의해 종단의 예산 집행에 대해 다시 한 번 심도깊은 고민을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관음사 주지 허운스님 또한 “본말사가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분담금 조정에 대해 고려해댈라”는 의견을, 정념스님은 “코로나 극복을 위한 전국적인 모금 운동 이전에 사찰과 불자들이 부담을 느끼지 않을 수 있도록 하는 현실적 방안을 검토해달라”고 제안했다.

총무원장 원행스님은 “중앙종회와 논의해 추가경정예산안 편성 등을 통해 의견을 반영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산문 폐쇄까지 하며 국난 극복에 나서준 해인사, 동화사에 이어 종단 지침에 협조해준 본말사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이날 교구본사주지회의는 당장 다음달로 다가온 부처님오신날 법요식(4월30일 예정)과 연등회(4월24~25일 예정) 등 봉축 행사 일정과 관련 고민을 거듭했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부처님오신날 행사를 윤사월(사월에 든 윤달)로 늦추는 방안 등이 논의됐다.

그러나 다소 규모가 축소되더라도 불교 정통성을 잃지 않도록 부처님오신날에 맞춰 법요식을 진행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의견과 수많은 대중이 모이는 행사들인 만큼 일정을 조정해 뒤로 늦추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 등이 오갔다.

교구본사 주지 스님들은 코로나 여파로 인한 부처님오신날 축하 행사가 줄줄이 타격을 볼 수밖에 없다는 데 공감하면서도 일정 조율에 대해서는 의견 일치를 보지 못했다. 다만 ‘국가무형문화제 제122회’ 연등회, 광화문 점등식, 법요식 등 정부 부처와 밀접히 관계된 종단적 행사가 많은 만큼 결정은 집행부에 일임, 빠른 시일 내 대안을 찾아 줄 것을 요청했다.

교구본사주지회의는 이날 불기 2563년도 중앙종무기관 세입세출 결산, 백만원력 결집불사 및 종단 주요 불사 등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총무원장 원행스님은 “국가적 위기 속에서도 교구본말사 스님과 종도들이 헌신적 희생으로 종단 방침에 적극 동참해준 덕분에 불교계가 국가와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지켜나갈 수 있다”며 “호국 호민의 역사를 가진 한국 불교가 인드라망의 세계속에 책임을 나눠지고 우리가 먼저 합심해 문제를 해결해 가자”고 했다.

이어 “국민 안정과 생명을 우선으로 불교계가 짐을 나누자”며 “어렵고 힘든 시기, 긴 안목으로 한국불교가 국민과 동행하는 길을 걸을 수 있도록 종단 방침에 협조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날 회의에 앞서 전국교구본사주지협의회 회장 정묵스님은 총무원장 원행스님에게 코로나19 피해 지원 성금 1000만원을 전달했다. 전국교구본사주지협의회는 또 기존에 3월18일 예정됐던 제67차 회의를 5월로 연기해 개최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