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 제18대 총장후보였던 김희옥 총장이 조계종 고위직 승려들과 회동 후 사퇴한 것과 관련해, 조의연 교수가 후보를 사퇴했다. 16일 이사회를 이틀 앞두고, 총장후보는 이사회가 차기 총장으로 내정했다는 보광 스님만 남았다.

조의연 교수는 14일 동국대 교내법당인 정각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동국대학교 제18대 총장후보를 사퇴하며’ 제하의 글을 발표했다.

조 교수는 여익구 등 동국대 동문 민주열사 위패가 모셔진 영단 앞에 서서 “민주화에 앞장섰던 동국인의 한 사람으로서 교내 민주화 역시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며 “종단의 선거개입으로 선거는 절대 공정하게 치러져야 한다는 시민사회의 기본원칙이 동국대에서 처참히 파괴되고 훼손됐다”고 했다.

이어 “금번 총장선거는 동국대 구성원의 자존심에 치유될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 이렇게 구성원의 가슴에 대못을 박으면서 화합과 참여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동국대가 생존해 발전해 나가는 것도 기대할 수 없다”고 했다.

조 교수는 “이번 총장선출과정 같이 법적기구인 이사회 권한을 초월해 총장선임절차를 철저하게 유린한 역사를 우리는 알지 못한다”며 “종단은 총장선거 개입을 즉각 중단하고, 이사회는 자율적‧독립적으로 총장선출을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했다.

다음은 조 교수와의 1문 1답

Q. 후보 사퇴와 관련해 다른 동국대 구성원들과 소통하고 있는지.

개인적으로 친분 있는 몇몇 교수를 제외하고, 교수‧직원‧학생들과 직접적으로 소통한 적 없다. 교계 언론을 통해 각 구성원의 입장을 확인했다. 후보 사퇴는 교수‧직원‧학생 등과 협의한 것이 아니다. 개인적으로 총장선출 과정이 잘못됐다는 생각에 결정한 것이다.
 
Q. 후보 사퇴 후, 이사회가 후보 1인만으로 총장선출을 강행한다면.

이후 계획은 없다. 언론 등을 통해 파행이 드러났고 남은 후보가 1명뿐인데 선출절차를 강행하고 않고는 이사회 고유권한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이사회가 단 한명 후보를 놓고 선출한다해도 이사회 결정에 따르겠다.

Q. 동국대 구성원이 종단의 선거개입에 분노하고 있다. 동참할 것인가.

동국대 구성원의 행동에 총장후보로서 동참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다음은 조의연 교수의 사퇴의 글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