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연두빛이 삼라만상을 장엄하고 형형색색 꽃들이 화엄세상을 알리는 3월23일
서울 조계사. 한국불교사의 큰 획을 긋고 불교중흥의 닻을 올린 상월결사 인도순례단
108명이 43일간 1167km의 대장정을 원만하게 회향하고 마침내 조계사에 닿았다.

전국의 3만여 사부대중은 상월결사 인도순례의 원만회향을 감축하고 순례단을 환영하기
위해 밤잠을 설치고 새벽밥 먹고 일찌감치 조계사에 운집했다. ‘생명존중 붓다의 길을 걷다-
상월결사 인도순례 회향법회’가 시작됐다. 조계사연합합창단과 소리꽃가객단, 상월합창단은
조계사와 우정국 특설무대에 올라 순례단을 찬탄하며 환희로운 음성공양을 올렸고,
트롯신동 김태연도 ‘바람길’, ‘배 띄어라’ 등 신명나는 노래로 흥을 달궜다.

조계사 인근 공평사거리를 지나 조계사 일주문에 마침내 순례단이 모습을 보였다.
사부대중은 우렁찬 박수와 환호, 감사와 존경의 합장과 환희에 찬 눈물로 순례단을 맞았다.
검게 탄 얼굴에 길고 험난했던 순례여정으로 상당히 수척해진 순례단 얼굴이지만 사부대중의
열렬한 환호에 가슴벅찬 울컥함과 화답의 미소, 안도감이 어렸다. 인도순례처럼
안행(雁行)으로 입장한 순례단은 최연소 정유림, 조석주 단원을 선두로 순례단과 함께
한 불상 ‘상월부처님’을 이운조가 뒤를 따랐다. 인도에서 순례는 회주 자승스님이 앞에서
이끌었지만 회향의 법석에는 자승스님이 맨 뒤에서 인도현지 취재단과 순례단을
아우르면서 조계사에 입성했다.

사부대중을 대표한 총무원장 진우스님은 조계사 주지 지현스님 등과 함께 일주문
앞에서 환한 웃음으로 순례단을 맞이했다. “종단의 미래인 상월결사 순례단
여러분! 반갑습니다. 애쓰셨습니다. 자랑스럽습니다. 수행자 한 분 한 분 모두가
무탈하게 돌아왔으니 이는 종단의 기쁨이요 홍복(洪福)입니다. 여러분은 오직
부처님 법에 대한 확신으로 한국불교 중흥과 생명 존중의 새 지평을 열었습니다.
” 총무원장 스님은 순례단을 대표한 범해스님과 묘수스님, 주윤식, 이태경씨에게
꽃다발을 증정하고 치사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총무원장 스님은 또 “위법망구(爲法忘軀)의 정신으로 ‘생명존중, 붓다의 길을 걷다.
’ 순례를 성취한 그 공덕을 종단의 사부대중과 온 생명에 회향해 주시기 바란다. 나아가
불퇴전의 순례 정신으로 온 생명과 함께 수행의 길, 생명의 길, 평화의 길을 열어주시기
바란다”며 “종단은 여러분과 한마음으로 함께 할 것이며 수행의 향기와 공덕을
선양하면서 전법의 길, 포교의 길, 그리고 불교중흥의 길에 진력하겠다”고 천명했다.

총무원장 스님은 상월결사 회주 자승스님을 향해 존경과 감사를 표했다.
총무원장 스님은 “특별히 43일간 1167km의 붓다로드를 이끌어주신 자승스님께
존경과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며 “이제 오직 전법을 위해 세상으로 나아가자는
회주 스님의 말씀과 같이 종단 곳곳이 전법 포교 일선에서 활약해 주시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상월결사 회주 자승스님은 순례단을 대표하여 회향의 인사를 했다. 2017년 조계종
총무원장을 퇴임한 이래 조계사 대웅전 단상에서 사부대중 앞에 서기는 6년여만에 처음이다.
자승스님은 “우선 회향식을 여법하게 준비해준 총무원장 진우스님 이하 본말사
주지 스님 동국대 가족들, 포교원 산하 단체에 진심으로 깊은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며
“특히 인도 순례기간동안 이역만리 먼 길을 마다않고 격려해 주시기 위해 찾아준 많은
스님네들과 신도들, 그리고 여야 국회의원들에게도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인사했다.
자승스님은 한국불교의 큰 족적으로 남게 될 대작불사 인도순례를 회향하면서 3만여
사부대중을 향해 엄중하게 당부했다.

“2600여년 전 부처님께서 60명 비구에게 ‘중생의 안락과 이익과 행복을 위해 홀로
떠나라’고 하셨습니다. 부처님 제자로서 우리의 의무는 부처님법을 전하는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성도 후 45년간 맨발로 걸으면서 당신의 법을 전한 이유입니다.
2600여년이 흘러서 오늘 이 자리에 우리 사부대중이 함께 하고 있습니다.
부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미션은 ‘전법하라’입니다.

전법 없는 불교는 죽어가는 불교입니다. 우리가 인사할 때 오랫동안 ‘성불합시다’라고
했지만 앞으로 우리의 인사는 성불보다 ‘부처님법 전합시다’로 합시다. 지장보살께서
지옥중생을 다 제도하기 전까지는 성불을 다음생으로 미룬다고 하셨듯이 우리도
성불을 다음생으로 미루고 금생에는 부처님법을 전합시다.” 자승스님은 ‘부처님법을
전합시다’라는 외침을 대중과 함께 세 번 외치고 단상을 내려갔다.

이 날 윤석열 대통령은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대독한 축사를 전해왔다.
윤 대통령은 “한국불교의 중흥과 세계평화를 염원하며 1167km의 위대한 대장정을
회향한 상월결사 인도순례단에 축하인사를 전한다”며 “한국불교사에 큰 족적을 남긴
이번 인도순례가 불교중흥 원력의 씨를 뿌리고 더 나은 세상을 위한 결실로 맺어
고통받고 소외받는 이웃에 따듯한 온기로 전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상월결사 인도순례단은 전 대중과 함께 하는 108배 정진으로 사실상 순례의
마지막을 가장 여법한 모습으로 회향했다. 전국 교구본말사 스님들과 중앙종회의원
스님들, 여야 국회의원과 문화계 인사 등 정재계 대표들, 그리고 전국서 하나의
원력과 뜨거운 신심으로 조계사에 운집한 3만여 사부대중은 2023년 3월23일
오늘을 기억할 것이다. 한국불교 새로운 중흥을 위한 전법의 첫 출발점이다.














출처 : 불교신문(http://www.ibulgy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