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계종 대종사 혜거스님이 11월4일 오전10시경 원적에 들었다. 세수 80세, 법랍 64년. 분향소는 서울 탄허기념불교박물관에 마련됐다. 혜거대종사의 장례는 오대산 월정사 산중장(山中葬)으로 엄수된다. 대종사의 영결식은 11월8일 오전8시 탄허기념불교박물관에서, 다비는 같은 날 오후1시 제4교구본사 월정사 연화대에서 각각 거행할 예정이다.
대종사에 대한 조문은 11월5일 오전10시부터 가능하다. 혜거대종사 문도회 장의위원회는 “대종사의 뜻에 따라 조화와 조의금은 정중히 사절한다”고 밝혔다.

여산당(與山堂) 혜거(慧炬)대종사는 1944년 전남 영암에서 태어나 1959년 삼척 영은사에서 탄허스님을 은사로 득도했다. 김제 흥복사 등에서 수선 안거한 대종사는 1988년 서울 강남에 ‘보살운동 근본도량’을 표방한 금강선원을 개원하고 도심포교는 물론 경전 강의와 명상·인성프로그램을 개발했다. 특히 30여년간 경전반을 상설 운영해 신도들은 물론 사회 각계 인사들에게도 부처님 가르침을 현대적 언어로 전파했다.
1990년대에는 대한불교진흥원 불교문화센터 상임법사 소임을 맡으면서 불교방송 간판프로그램인 ‘자비의 전화’를 진행했고, 2000년대부터 불교방송과 불교TV에서 금강경과 육조단경, 신심명, 좌선의 등 경전강의를 이어갔다. 2010년 탄허기념불교박물관을 개관, 탄허대종사의 생애와 사상을 알리는 문화와 교육도량으로 활용했고, 이듬해 불교근본을 깨치고 사회에 기여하는 인재양성을 목표로 ‘금강경강송대회’를 열어 조계종 소의경전 금강경을 널리 알렸다. 이같은 공로로 2018년 제30회 조계종 포교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조계종 교육원 부설 서울불학승가대학원, 동국대 불교학술원 불교한문아카데미 등에서 교수로서 후학양성에 매진했으며, 금강선원장, 탄허불교문화재단 이사장, 한국전통불교연구원장, 포교원 청소년심성개발위원장 등을 지냈다.
2020년 동국대 역경원장에 취임한 스님은 같은 해 종단 최고 법계인 대종사 법계를 품수했다. 한평생 신도교육과 인재불사에 앞장선 스님은 <한암대종사문집> <탄허대화상문집> 편찬위원장을 맡았고, <금강경 강의> <유식30송 강의> <15분 집중공부법> <참나> <가시가 꽃이 되다> 등 100여종의 저서를 집필했다.
혜거대종사는 ‘불교 경전의 꽃’이라 불리는 <대방광불화엄경>(약칭 ‘화엄경’)의 묘체를 밝혀줄 최고의 주석서 <화엄경소론찬요> 완간을 앞두고 있었다. 스님은 지난 9월 <화엄경소론찬요> 120권 중 제97권까지의 분량을 펴냈다. 당시 스님은 불교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나머지 작업도 끝냈다. 출판작업만 남은 상태”라며 “10년으로 예상했던 출간 계획을 조금 앞당길 수 있어 다행이다. 내년 2월 은사 탄허스님의 생신제를 기해 봉정식을 구상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출처 : 불교신문(http://www.ibulgy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