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교육의 목적은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사고능력과 비판적 성찰능력을 키워 학생 스스로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하는데 있다. 따라서 종교사학의 종교교육도 특정종교에 대한 일방적 강요가 아닌 보편적 교양인을 양성하는 교육으로 전환돼야 한다.”

경기도 학생인권조례 제정과 강의석군 사건 등을 계기로 청소년인권 문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학교 내 학생들의 종교인권이 보장될 수 있도록 우선 타종교에 대한 이해를 가로막고, 특정 이데올로기를 주입시키는 현재 종교사학의 종교교육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종교자유정책연구원이 7월18일 만해NGO교육센터에서 ‘청소년 종교인권’을 주제로 개최한 심포지엄에서 최윤진 중앙대 청소년학과 교수는 보편적 교양으로서의 종교교육 강화를 주장했다.

최 교수는 “점차 개별화, 분절화 되어가는 사회변화 양상으로 인해 어떤 하나의 가치와 신념, 생활방식을 우월 시 하여 구성원들을 획일적으로 통합시키려는 전체주의적 시도가 더 이상 통용되기 어려운 시대가 됐다”며 “따라서 특정종교의 우월성만을 일방적으로 가르치는 종교교육은 폐지되고, 문화 상대주의적 입장에서 타문화의 가치를 이해하고 수용하며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는 보편적 교양으로서 종교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교수는 나아가 독일 나치의 히틀러 유겐트 양성교육을 예로 꼽으며 공교육기관에서 특정종교 교육을 강요하는 것은 일종의 범죄행위임을 지적했다. 그는 “맹목적이고 독선적인 종교교육은 결국 교육을 탈을 쓴 선교(포교)행위일 뿐으로 교육이 특정 이데올로기나 가치주입의 수단으로 전락될 때 어떤 무서운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지 독일 나치의 히틀러 유겐트 양성교육을 통해 알 수 있다”며 “청소년에 대한 특정종교 및 종교교육의 강요는 청소년의 종교자유를 침해할 뿐만 아니라 청소년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심각한 인권유린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날 심포지엄에 동참한 허형범 숭실중 교사도 “종교교육이 학생들에게 밝고 긍정적인 효과를 준다하더라도 선택권이 보장돼지 않으면 학생의 자유와 인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예배를 포함한 학내 종교행위와 종교교육이 모두 정규과목으로 포함된 교육현실에서 종교가 학생들에게 압박감 또는 성격장애, 인격왜곡까지도 불러오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윤남진 NGO리서치 소장은 지난해 11·12월 서울지역 중고등학생 1099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학생들 역시 특정종교를 전파하는 목적의 교육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라며 최 교수의 지적을 뒷받침했다. 윤 소장에 따르면 ‘학교에서 특정종교를 전파하는 교육을 하지 않아야 한다’는 질문에 대해 응답자의 36.6%가 “그렇다”고 대답했다. 반면 “상관없다”는 응답은 19.5%로 “하지 말아야 한다”는 답변의 절반 수준이었다. 
윤 소장은 “학생들은 학교 내 종교교육이 필요한지를 묻는 질문에 19.7%만이 긍정적으로 답변했다”며 “이는 현재 종교사학에서 진행되는 종교교육에 대한 학생들의 비판적 시각이 고스란히 반영된 결과”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