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편향·불교왜곡 근절과 한국불교 자주권 수호를 위한
1.21 전국승려대회
5000여 대중 종단의 누란 위기에
타개하기 위한 최고 결의 수단으로
1월21일 한국불교총본산 조계사 일대서
‘종교편향·불교왜곡 근절 한국불교
​​​​​​​자주권 수호위한 전국승려대회’ 봉행
총무원장 원행스님 “오늘 승가공동체 결집은
전통문화 수호하기 위함, 차별적 사회 향한 외침
보다 나은 미래 위한 파사현정의 몸부림”
전국승려대회 동참대중들
“문재인 대통령 종교편향 사태 사과
정부 여당 근본적 대책 수립
전통유산 온전한 보존 위한 대책 수립”촉구

한국불교총본산에 운집한 5000여 대중들이 종교차별 없는 평등세상을 구현하고 전통문화유산의 온전한 보전 전승을 위해 물러남 없는 정진을 서원했다. 또한 이번 사태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의 사과와 이를 방지하기 위한 근본적 대책을 수립해 줄 것을 주문했다.

종교편향·불교왜곡 근절과 한국불교 자주권 수호를 위한 전국승려대회가 1월21일 조계사 일대에서 거행됐다. 현 정부 들어 심화된 공공영역에서의 종교편향 행위들을 뿌리 뽑고 국가를 대신해 전통문화 수호에 앞장서온 한국불교 자주권을 수호하겠다는 사부대중의 염원을 모아 종단 종헌종법을 초월하는 초법적 의사결의의 수단으로 대회를 갖게 됐다. 대규모 법석이 진행된 약 한 시간 반 동안, 본래 악(惡)을 막고 선(善)을 행한다는 갈마(羯磨)의 법석으로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이뤄졌다.

오후2시 정각, 장엄한 북소리가 온 도량을 장엄했다. 이어 산하대지 뭇 생명을 일깨우는 범종 소리가 경내에 울려 퍼졌다. 전국 사찰에서도 종소리가 울리는 동안 이날 법석에 참석한 대중들은 부처님 정법을 제대로 구현하지 못한 우리 자신을 경책하고, 대승보살 육바라밀 원력으로 종교편향을 근절하고 종교평화를 결단코 성취하겠다고 다짐했다.

전국승려대회 봉행위원회를 대표해 조계사 주지 지현스님이 부처님 전에 고불문을 낭독했다.


조계사 주지 지현스님은 불보살님 전에 “일제강점기 이후 이승만 정권과 미군정은 노골적인 종교 편향과 차별 정책을 펼쳤고, 오늘날까지 근절되지 않고 있어 교단의 지속적 안녕이 위협받고 있다”면서 “벽안납자들이 위법망구 파사현정 원력으로 분연히 일어나 전국승려대회라는 승가갈마(僧伽羯磨)를 열게 됐으니 ‘종교편향 불교왜곡 근절과 한국불교 자주권 수호를 위한 전국승려대회’를 증명해 이 대회를 두호(斗護)해 달라”고 발원했다. “교단 자존과 자주를 성취하고 종교 간 상호 존중과 화합을 이루는 디딤돌이 되게 해 달라”는 말도 덧붙였다.

이어 5000여 대중의 참회진언이 도량 전체를 뒤덮었다. 108번의 송주(誦呪)의식은 10여 분 동안 끊어지지 않고 이어졌다.

전국승려대회 봉행위원회 상임집행위원장인 총무원 총무부장 삼혜스님은 이날 승려대회가 있기까지의 주요 경과를 대중들에게 보고했다.

총무부장 삼혜스님은 2021년 10월5일 정청래 의원의 망언 이후 종단과 전국의 교구본사, 중앙종회, 해인사를 비롯한 전국의 주요 사찰과 재가신도 및 청년불자들까지 앞장서 이번 사태를 규탄하고 항의집회 등을 통해 정청래 의원을 비롯한 정부 여당의 각성을 촉구한 일들을 발표했다.


이어 전국승려대회 봉행위원장인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스님(한국불교종단협의회장)의 봉행사가 있었다.

총무원장 원행스님은 이날 대회를 계기로 “차별로 인한 사회적 갈등을 방지하기 위한 차별금지법이 제정되고, 종교편향을 제도적으로 정비해 상생과 화합, 통합의 거대한 물결을 이뤄내겠다”고 천명했다.

총무원장 원행스님은 “통합과 자비, 포용의 불교는 다종교 국가인 대한민국을 종교간 분쟁 없는 모범국가의 토대를 제공해 왔으나 지금은 대한민국 어디에도 불교 헌신에 대한 결과를 찾아볼 수 없다”며 정부 여당을 준엄하게 경책했다.

총무원장 스님은 “이런 과정의 중심에 정부가 있다. 기회는 불평등했고, 과정도 불공정했으며, 결과도 정의롭지 못해다”며 “전통문화를 보존 계승해야 할 정부가 앞장서 종교간 갈등 원인을 제공하고 부추기며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고 꾸짖었다.

이어 “스님들은 불조 혜명을 바로 이어가기 위해 정법의 횃불을 드높이 치켜 올리지 않을 수 없게 됐다”면서 “오늘 우리 승가공동체 결집은 불교계만의 이익을 위함이 아니며, 전통문화를 수호하기 위함이요, 차별적인 사회를 향한 외침이며,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한 파사현정의 몸부림”임을 피력했다.

총무원장 스님은 “우리사회 드리워진 다름과 차별, 갈등과 분열이라는 검은 장막을 걷어내겠다”며 “대비원력이 성취되도록 찬란한 빛으로 현현해 주시기를 두 손 모아 경배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종정예하 진제 법원대종사는 원로회의 의장 수봉 세민대종사가 대독한 종정교시(宗正敎示)를 통해 “중생과 모든 부처님이 서로 침범하지 아니하며 산은 스스로 높고 물은 스스로 깊음이로다”라며 “만가지 천가지로 다름이 모두 이 진리를 밝힘이니 자고새 우는 곳에 백 가지 꽃이 새롭도다”고 설했다.

이어 “모든 불자여, 부처님 자비광명이 온 세계에 두루 하게끔 일심동체가 되어야 할 것”이라며 “중생이 화합하니 법화(法華)의 향기가 시방세계 진동하네”라고 밝혔다.


위법망구 각오로 종교편향 근절을 위해 분연히 일어나자는 대회연설도 이어졌다.

전국교구본사주지협의회장 덕문스님은 “정부여당의 종교편향적 자세와 전통불교문화에 대한 몰이해가 불러온 작금의 상황을 더 이상 침묵할 수 없게 됐다”며 “더 이상 한국불교 존엄성이 짓밟히고 왜곡되는 상황을 방치해선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덕문스님은 “나라와 민족을 위해 존했던 1700년 역사의 한국불교 존엄을 다시 세우고 승가와 교단을 스스로 지키는 정법당간을 높이 들어야 한다”며 “한국불교 자존과 위의를 세우기 위해 물러섬 없이 부종수교해 나가자. 국민들에게 신뢰받고 존경받는 불교로 거듭나는 거룩한 불사를 시작한자”고 강조했다.

한국불교종단협의회 사무총장 도각스님도 “오직 부처님 법대로 살겠다 서원한 한국불교종단협의회 회원종단과 사부대중은 모두는 바로 오늘 정치권력, 공권력에 대한 결연한 독립을 선언한다”며 “땅에서 넘어진 자 땅을 짚고 일어서라 했듯 한국불교는 더 이상 국가 권력과 위정자들에 요구하지 않고 기대지 않을 것이며, 백천간두 진일보하는 심정으로 정법 순교의 길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외호대중을 대표해 이 자리에 참석한 주윤식 중앙신도회장도 “2천만 불자는 여기 계신 스님들을 끝까지 외호하며 종도로서의 역할을 다할 것”이라며 “앞으로 불교왜곡과 폄훼는 물론 종교편향을 방조하거나 조장하는 행위가 근절되지 않는다면 더 이상 좌시하지 않고 모든 난관은 파사현정의 정신으로 해쳐나가 한국불교 자주권 수호를 위해 반드시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중앙종회의장 정문스님은 전 국민을 향해 “‘전국승려대회’는 조계종 종헌종법을 초월하는 초법적 의사결의 수단이며 종단이 누란의 위기에 처했을 때 이를 타개하기 위한 최고의 결의”라며 “그런 승려대회를 개최하게 된 것은 그만큼 지금 우리 사회 공공영역에서 벌어지는 종교차별과 불교폄훼가 좌시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종회의장 스님은 “오늘 승려대회는 이제 이 땅에서 부당한 종교차별과 불교폄훼를 뿌리 뽑겠다는 불퇴전의 각오로 이뤄지는 것”이라며 “국민여러분께서도 이 땅에 종교로 인한 갈등과 대립이 사라지고 종교간 화합과 평화를 정착하기 위한 노력에 함께 동참해 달라”고 당부했다.


5000여 대중을 대표해 연단에 오른 조계종 중앙종회 종교편향특위 위원장 선광스님이 결의문을 낭독했다.

선광스님은 “우리 불교계는 지난 2008년 헌법파괴 종교편향 종식을 위해 이명박 정부를 규탄하며 전국의 2만여 스님들과 20여만명의 불자들이 서울광장에 모여 범불교대회를 장엄하게 치러냈다”며 “한국불교 유구한 역사와 전통을 지키기 위해 온갖 희생을 감내해 온 우리 스가공동체는 사회 곳곳에서 벌어지는 종교편향과 불교왜곡을 규탄하기 위해 또다시 비장한 각오로 이 자리에 모였다”고 밝혔다.

이어 종교편향과 불교왜곡을 일삼는 위정자들에 파사현정의 준엄한 경책을 내리며 범종단 승가대중의 결의를 모아 총 3가지의 요구사항을 천명했다.

종교편향특위 위원장 선광스님은 -문재인 대통령 종교편향 불교왜곡 사태 사과 -정부와 여당은 종교편향과 불교왜곡을 방지하기 위해 차별금지법 제정을 포함한 근본 대책 수립 -전통문화유산의 온전한 보존과 계승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수립하라고 외쳤다.

끝으로 전국비구니회장 본각스님이 발원문을 낭독했다. 전국비구니회장 본각스님은 “저희들은 모든 생명이 존귀한 존재로 인정받고 대립과 갈등이 아닌 화합과 통합의 큰 물결이 되어 다시는 종교 자유를 침해하고 전통문화 역사를 왜곡하는 일이 대한민국에서 일어나지 않도록 파사현정의 깃발을 높이들고 한치의 물러남도 없이 정진할 것”을 서원했다.

승려대회는 석가모니불 정근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여법하게 마무리 됐다. 다만 한국불교 전 종도들이 나서 사상 초유의 승려대회를 갖고 대통령의 공식적인 사과와 종교편향 근절을 위한 근본적 대책을 수립하라고 엄중히 주문한 만큼 앞으로 사태의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한편 이날 전국승려대회 봉행위원회는 정부 여당의 요청을 받아들여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더불어민주당 대표단의 입장을 들어보기로 했으나, 참석 대중 스님들의 반발로 중단됐다.

출처 : 불교신문(http://www.ibulgy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