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종정 중봉 성파대종사가 임인년 하안거 해제를 맞아 산문을 나서는 수행자들에게 부처님의 은혜를 갚고 시주의 정성에 보답하는 면모를 갖출 것을 당부했다.

조계종 종정 중봉 성파대종사는 8월10일 법어를 내려 “오직 화두참구의 일념으로 정진하는 선방에 폭염은 오히려 서늘했고, 구룡지 백일홍은 더욱 붉게 피었으며 무풍한송은 그 향기 더욱 그윽하게 되었도다”며 “종문(宗門)의 수행자들이 정법안(正法眼)을 갖추었으니 제천(諸天)이 환희하고 제불이 찬탄하시니 이는 국토의 경사로다”라고 설했다.

이어 “간절하게 깨달음을 구하는 이에게 어떤 향기를 전해줄 수 있으며, 대립과 갈등으로 분쟁이 쉬지 않는 세상 곳곳에서 쓸 수 있는 처방은 무엇이며, 전염병과 전쟁으로 고통 속에 살아가는 인류에게 줄 수 있는 희망은 무엇인가?”라고 물으며 “간절하게 준비하고 점검해서 걸음걸음은 바른 법이 활용되도록 하고, 하는 말마다 무진법문이 되게 해야만 부처님의 은혜를 갚고 시주의 정성에 보답하는 수행자라 하리라”고 전했다.

한편 조계종 전국선원수좌회가 선원 현황을 정리한 ‘임인년 하안거 선사방함록’에 따르면 전국 96개 선원에서 2000여 명 대중이 안거에 동참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은 중봉 성파 종정예하 임인년 하안거 해제 법어 전문.

꽃은 붉고 향소리 그윽하네
불문문자성(不聞聞自性)하고
부견견진심(不見見眞心)이라
심성도망처(心性都忘處)에다
허명수월림(虛明水月臨)이로다

듣지 않으면서 성품을 듣고
보지 않으면서 참마음을 본다
마음과 성품 모두 잊은 곳
텅 비고 맑아 달이 물에 비치네

제방 선원에서 정진하던 선원 대중이 하안거를 성만하고 산문을 나서게 되었도다. 오직 화두참구의 일념으로 정진하는 선방에 폭염은 오히려 서늘했고, 구룡지 백일홍은 더욱 붉게 피었으며 무풍한송은 그 향기 더욱 그윽하게 되었도다.

안거가 여법하게 시행되고 화두참구의 수행가풍으로 정진하는 종단의 수행전통은 참으로 수승하고 모두가 부러워하는 일이로다. 종문(宗門)의 수행자들이 정법안(正法眼)을 갖추었으니 제천(諸天)이 환희하고 제불이 찬탄하시니 이는 국토의 경사로다.

안거를 마치고 산문을 나서는 수행자여! 북통같은 큰 걸망에는 무엇이 담겨 있는가? 간절하게 깨달음을 구하는 이에게 어떤 향기를 전해줄 수 있으며, 대립과 갈등으로 분쟁이 쉬지 않는 세상 곳곳에서 쓸 수 있는 처방은 무엇이며, 전염병과 전쟁으로 고통 속에 살아가는 인류에게 줄 수 있는 희망은 무엇인가?

간절하게 준비하고 점검해서 걸음걸음은 바른 법이 활용되도록 하고, 하는 말마다 무진법문이 되게 해야만 부처님의 은혜를 갚고 시주의 정성에 보답하는 수행자라 하리라.

영축산의 소식을 아는가? 꽃은 붉고 향소리 그윽하다 말하리라.

수상니우경월색(水上泥牛耕月色)하고
운중목마체풍광(雲中木馬掣風光)이로다
위음고조허공골(威音古調虛空骨)이요
고학일성천외장(孤鶴一聲天外長)이로다
물 위 진흙소는 달빛을 갈고
구름 속 목마는 풍광을 끌고 간다.
위음왕 옛 곡조는 허공의 골격이요
외로운 학의 소리 허공 밖에 길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