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촉(觸)은 육입(六入)에 의존하게 되는데, 육입이란 바로 안(眼), 이(耳), 비(鼻), 설(舌), 신(身), 의(意)의 여섯 가지 인식 주체, 즉, 육근(六根)을 말하는데 색(色), 성(聲), 향(香), 미(味), 촉(觸), 법(法)의 여섯 가지 인식 대상, 즉 육경(六境)을 차례차례 전달해주는 기능이다. 육입(六入)은, 명색(名色)에 의존하게 되며, 신쳬(身體)와 정신(精神)[색(色), 수(愛), 상(想), 행(行), 식(識)의 오온(五蘿)]이 합쳐져 이루어진 조직이다.
육입(六根)은 신체의 전체 조직에 의존한 것으로 명색(名色)이 있음으로 육입(六入)이 있으며, 명색(名色)은 식(識)에 의존하는데, 식은 비록 명색중의 일부분 이기는 하지만 명색을 인식체로 놓고 보면 식은 여전히 명색의 중심적인 개념이다.
식(識)은 경(境: 인식 대상)에 대해 총체적 인식작용이 있어 경(境)으로 하여금 그 기능이 증장 되도록 하며, 또한 수(受: 감수), 상(想: 표상), 행(行: 의지)로 하여금 일정한 능동적 기능을 갖게 함으로 명색 전체의 성립은 식에 의존하며, 식은 또 명색에 의존한다.
식(識)은 경(境)에 대한 근의 자극과 수, 상, 행(受想行)의 도움으로 인해 일어나는(現起) 바, 식은 명색을 떠나 독립될 수가 없다. 식과 명색의 관계는 상호 의존적인 관계이다.
이상의 것은 10연기(緣起)이다. 만약, 인간의 현실적인 활동의 조건으로 관찰한다면 이상 10연기(十緣起) 자체로 이미 전반적인 설명이 가능하겠다. 그러나 만약 생과 사는 어째서 무한히 연속되는가에 대한 이유를 설명한다면, 행(行)과 무명(無明)의 두 가지 조건이 있게 되는데 이 두 가지 연기와 10연기를 합치면 12연기(十二緣起)가 되는 것이다.
행(行)의 의미는 유(有)와 같다. 현재의 몸과 언어, 사상(身ㅁ意)이 만든 업(業)에서 보면 그 속에 잠복해있다 후과(後果)를 자아내는 힘을 ‘유(有)`라 하고 현재 이미 성숙한 과(果)의 입장에서 보면 과거의 인연에 의해 만든 업을 `행(行)`이라고 한다.
식(識)과 명색(名色)은 현제 이미 성숙된 과(果)이며, 과거의 행(行)에 의존해서 생기는 것이다. 과거의 무시 이래로부터 행(行)의 반복으로 인해 습(習)이 쌓여 성품(性品)이 되고, 은연중에 모종의 힘이 행위를 지배하게 되어 생사고뇌의 현상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행은 또 무명(無明)에 의존하는데, 무명이란 일체법의 조건에 의해서 생하고, 조건에 의해 멸하며(緣生故生, 緣滅故滅), 항상 여여함이 없고(無常), 내가 없는(無我) 진실상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 특히 자신의 몸과 마음이 단지 조건의 결합에 의해 일어났을 뿐인(因緣所生) 도리를 지각하지 못하고 그 안에 어떤 것이 상주하고 유일하며, 또한 주재적인 내(我)가 있다고 여기는 것을 말한다.
`아(我)`에 대한 집착 때문에 대상(境)에 대해 즐거움, 괴로움, 불고불락[樂, 苦, 舍]의 마음을 내며, 탐욕, 성냄, 어리석음 등의 번뇌를 일으켜 결국 선과 악의 업을 만든다. 그러므로 인간 생사 고통의 본원은 필경 ‘무명(無明)` 에 있는 것이다.
12연기를 귀납해보면 여전히 위에서 말한 흑(惑), 업(業), 고(苦)의 관계를 벗어나지 않는다. 무명과 행은 과거 무시이래(無始以來)의 혹과 업으로써 현재의 식(識), 명색(名色), 육입(六入), 촉(觸), 수(受)의 고과(苦果)를 초래한다.
애(愛), 취(取), 유(有)는 현재의 혹과 업으로 미래의 생과 노사(老死)의 고과(苦果)를 초래한다. 이것들은 모두 `유루개고(有漏皆苦)`의 한마디로 포괄되어지는 내용들이며, 또한 사제(四諦)중의 고제(苦諦)와 집제(集諦)의 내용 이다.
열반적정(涅槃寂靜)
`열반적정 (涅槃寂靜)`과 `유루개고(有漏皆苦)`는 서로 상반되는 개념이다. 열반(涅槃)은 무루이자 고의 결과와 원인의 소멸인 것이며, 또한 바로 12연기법의 지멸(止滅)인 것이다.
12연기는 “이것이 있으면 곧 저것이 있고, 이것이 생하면 곧 저것이 생한다(此有則彼有 此生則彼生)”는 도리에 근거한다.
12연기법의 지멸(止滅)은 “이것이 없으면 곧 저것이 없고, 이것이 멸하면 곧 저것이 멸한다(此無則彼無 此滅則彼滅)”는 도리에 근거한다.
노사(老死)와 우비고뇌(憂悲苦惱) 등은 모두 생연(生緣)을 그 조건으로 하는데 생연(生緣)을 소멸하면 곧 생사와 우비고뇌가 멸하게 되고, 애(愛), 취(取), 유(有)의 연(緣)을 소멸하면 곧 생사의 고가 멸하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계속하여 최후에는 무명연(無明緣)을 소멸하게 되며, 또한 고과(苦果)의 원인인 행(行)이 멸하게 되는 것이다.
무명의 멸, 행의 멸, 식의 멸, 내지는 생, 노, 병, 사의 멸, 이것이 바로 열반(涅槃)인 것이다. 더 명확하게 말하자면 무릇 청정하지 않은 오염됨에 속하는 도든 연이 다 멸하고, 무명이 바뀌어 오염되지 않는 청정지혜로 전환되고 일쳬법상에서 청정지혜로 조견(照見)된 실상의 진리가 바로 열반이며, 이것을 또한 현법열반(現法涅槃)이라고 칭한다.
열반(nirvana)은 원적(圓寂)이란 의미를 가지고 있다.
말하자면 지혜와 복덕이 원만히 성취된 영원적정(永遠寂靜)의 가장 안락한 경계이다. 불교는 이러한 경계를 "오직 성자만이 알 수 있는 것(唯聖者所知)"이라 여기며, 세속인(世俗人)의 경험상으로 있다, 없다, 온다, 간다(有, 無, 來 去)등의 분별적 개념으로는 측정할 수 없는 불가사의한 해탈의 경계로 본다.
일반적으로 열반을 `서거하심`으로 해석할 수 있는데, 사실 석가모니부처님은 35세에 이미 열반하셔서 성불하셨다. 다만, 당시 부처님의 육체는 여전히 과거의 혹(惑)과 업(業)의 잔여분인 후과(後果)였기에 그때의 열반을`유여열반(有餘涅槃)` 이라고 칭했으며, 부처님께서 80세에 입적하실 때 비로소 `무여열반(無餘涅槃)`에 드셨다고 했다.
팔정도(八正道)
①정견(正見)은 일체 법에서 무상, 무아, 연기, 사제의 도리를 알고 명확히 인식하여 자신의 지견(知見)이 되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②정사유(正思惟)는 정사정지(正思正志)라고도 한다. 번뇌를 여윈 무루(無漏)의 지혜로 사제(四諦)의 진리를 바르게 관찰하여 마음에 그릇된 생각이 없는 바른 의업(意業)을 말한다.
③정어(正語)는 사제(四諦)의 진리를 알아서 정견(正見)에 어긋나는 삿된 말과 악구(惡口)에 속하는 말을 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④정업(正業)은 자신의 생활과 행동을 정견의 지도를 통해 신체, 언어, 사상(身,口,意)의 모든 면에서 불법의 법칙에 부합케 하는 것을 말한다.
⑤정명(正命)은 곧 정당한 생활 방법을 말하는데, 사기를 치고 허장성세(虛張聲勢)를 떨며, 남을 속여 재물을 빼앗아 자기를 살찌우는 그릇된 생활을 하지 않는 것이다.
⑥정정진(正精進)은 신체, 언어, 사상(身口意)의 모든 방면에서 조금의 흐트러짐이나 게으름 없이 정견이 지시하는 바의 목적을 향해 열심히 나아가는 것을 말한다.
⑦정념(正念)은 정견을 항상 억념(億念)하여 정견으로 하여금 망실(忘失)되지 않고 항상 현전(現前)하게 하는 것이다.
⑧정정(正定)이란 정견의 지도(指導) 하에서 수행하여 무루청정(無漏淸淨)한 선정에 들어가는 것을 말한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