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 서울 대성사 도문스님을 은사로 출가득도
동국대학교 불교학과 졸업
동국대학교 대학원 선학과 석사과정 졸업
동국대학교 대학원 선학과 박사과정 수료
동국대학교 전자불전연구소 연구원 역임
동국대학교 강사
일산 선문사 주지
만일념불회(萬日念佛會) 운영위원
한국선학회 운영위원
서강대학교 불교학생회 지도법사
회수 : 7회      
제목 : 부처님이 제시하시는 농사짓는 법 법회일자 : 2003-11-21
 


우리는 누구나 농사를 짓고 있습니다. 불자님들은 가정농사와 자식농사 그리고 사업농사가 되겠지요.
대다수의 사람들은 땀흘린 만큼의 결과를 기대하고 열심히 경작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일부는 기대 이상의 수확을 얻으려고 고군분투하다가 결국 그 뜻을 이루지 못하고 커다란 사고를 만나는 분들도 있습니다. 한 알의 씨앗과 그 수확의 신뢰와 정직성을 우리는 마음에 간직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 승가에서도 스님들은 발우공양을 통해서 농부의 고마움과 그 수고로움을 항상 감사하며 공양을 하고 있습니다. 공양 발원문을 소개해보겠습니다.

한 방울의 물에도 천지의 은혜가 스며있고
한 톨의 곡식에도 만인의 땀과 정성과 노고의
무한한 공이 담겨 있습니다.
은혜로운 이 음식으로 이 몸 길러
몸과 마음 바로 하여 바르게 살겠습니다.
이 공양으로 베푸신 님들께 감사드리며
감사히 공양 들겠습니다.

한 톨의 곡식에도 그 무한한 공덕에 고개 숙이며 단지 이 수행하는 약으로서 받는다는 정신이 있습니다.

저는 봄에 언 흙을 헤치고 나온 새싹들을 유심히 관찰한적이 있었습니다. 자세히 보니 새싹들은 떡잎이 둘로 나뉘면서 자라는 것을 보았습니다. 나뉘어야 자라는 새싹들의 모습입니다. 그 때 저는 그렇구나 커지려면 나누어야 하는 진실을 깨달았습니다. 새싹도 나무도 나뉘어야 자라납니다. 사람 몸도 세포가 나뉘어야 성장합니다. 커진다는 것, 성장한다는 것은 자기를 나눈다는 것입니다. 그것이 모든 생명체의 본성입니다. 커나가는 조직은 정보와 지식, 비전과 자유와 책임을 잘 나누어 함께 공유하는 만큼 멈춤 없는 성장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농사를 통해서 알 수 있는 진실입니다.


오늘은 수행과 관련된 숫타니파타의 진리를 공부하면서 우리의 마음을 더욱 편안하고 고요하게 하면서 부처님이 제시하시는 농사짓는 법을 배워보겠습니다.


밭을 가는 바라드바자

내가 들은 바에 의하면, 어느 때 거룩하신 스승(부처님)께서는 마가다나라 남산에 있는 바라문 촌에 계시었다. 그때 밭을 갈고 있던 바라문 바라드바자는 씨를 뿌리는 데에 오백 자루의 괭이를 소에 메웠다. 스승께서는 오전중에 바리때와 가사를 걸치고, 밭을 갈고 있는 바라문 바라드바자에게로 가셨다. 때 마침 그는 음식을 나누어 주고 있기에 스승은 한쪽에 가 서 계시었다. 바라문 바라드바자는 음식을 받기 위해 서 있는 스승을 보고 말했다.

"사문(沙門 = 도를 닦는 사람)이여, 나는 밭을 갈고 씨를 뿌립니다. 밭을 갈고 씨를 뿌린 후에 먹습니다. 사문이여, 당신도 밭을 가십시오. 그리고 씨를 뿌리십시오, 갈고 뿌린 다음에 먹으십시오."

스승은 대답하셨다.

"바라문이여, 나도 밭을 갈고 씨를 뿌립니다. 갈고 뿌린 다음에 먹습니다."

바라문이 말했다.

"그러나 우리는 당신 고오타마의 멍에나 호미, 호미날, 작대기나 소를 본 일이 없습니다. 그런데 당신 고오타마는 어째서 `바라문이여, 나도 밭을 갈고 씨를 뿌립니다. 갈고 뿌린다음에 먹습니다`라고 하십니까?"

이 때 밭을 갈던 바라문 바라드바자는 시(詩)로써 스승에게 여쭈었다.

"당신은 농부라고 자칭하시지만, 우리는 밭 가는 것을 본 일이 없습니다. 당신이 밭을 간다는 것을 우리들이 알아 듣도록 말씀해 주십시오."

스승은 대답했다.

"믿음은 종자요, 고행은 비이며, 지혜는 내 멍에와 호미, 부끄러움은 호미자루, 의지는 잡아 메는 줄, 생각은 내 호미날과 작대기입니다.

몸을 근신하고 말을 조심하며,음식을 절제하여 과식하지 않습니다. 나는 진실을 김매는 것으로 삼고 있습니다.

부드러움과 온화함이 내 멍에를 떼어 놓습니다.

노력은 내 황소이어서 나를 안온의 경지로 실어다 줍니다.

물러남이 없이 앞으로 나아가 그곳에 이르면 근심 걱정이 없습니다.

이 밭갈이는 이렇게 해서 이루어지고 단 이슬(甘露)의 과보를 가져 오는 것입니다. 이런 농사를 지으면, 온갖 고뇌에서 풀려 나게 됩니다."


이 때 밭을 가는 바라문 바라드바자는 커다란 청동(靑銅)바리에 우유죽을 하나 가득 담아 스승에게 올렸다.

"고오타마께서는 우유죽을 드십시오. 당신은 진실로 밭가는 분이십니다. 왜냐하면 당신 고오타마께서는 단이슬의 과보를 가져다 주는 농사를 짓기 때문입니다."

"시를 읊어 얻은 것을 나는 먹을 수 없습니다. 바라문이여, 이것은 바르게 보는 사람들(눈을 뜬 사람들)의 하는 일이 아닙니다.시를 읊어 생긴 것을 눈을 뜬 사람들(諸佛)은 받지 않았습니다. 바라문이여, 법에 따르는 이것이 눈을 뜬 사람들의 생활 방법입니다.


완전한 사람인 큰 선인(大仙人), 번뇌의 더러움을 다 없애고, 나쁜 행위를 소멸해 버린 사람에게는 다른 음식을 드리십시오. 그것은 필경 공덕을 바라는 이의 복밭이 될 것입니다."


"그러면 고오타마시여, 이 우유죽을 저는 누구에게 드려야 합니까?"

"바라문이여, 신, 악마, 범천(梵天)들이 있는 세계에서 신, 인간, 사문, 바라문을 포함한 뭇 중생 가운데서 완전한 사람(如來)과 그의 제자를 빼놓고는, 아무도 이 우유죽을 먹고 소화시킬 사람은 없습니다. 그러므로 바라문이여, 이 우유죽일랑 산 풀이 적은 곳에 버리십시오."

그리하여 밭을 가는 바라문 바라드바자는 그 우유죽을 생물이 없는 물속에 쏟아 버렸다. 그런데 그 우유죽은 물속에 버려지자마자 부글부글 소리를 내면서 많은 거품을 내뿜는 것이었다. 마치 온종일 뙤약볕에 쪼여 뜨거워진 호미날을 물속에 넣을 때 부글부글 소리를 내면서 많은 거품이 이는 것과 같았다. 이때 바라문 바아라드바아자는 모골이 송연하여 두려워 떨면서 스승 곁에 다가섰다. 그리고 스승의 두발에 머리를 조아리며 여쭈었다.

"놀라운 일입니다, 고오타마시여. 놀라운 일입니다, 고오타마시여. 마치 넘어진 사람을 일으켜 주듯이, 덮인 것을 벗겨 주듯이, 길 잃은 이에게 길을 가리켜 주듯이, 혹은 `눈이 있는 자는 빛(色)을 보리라` 하여 어둠 속에서 등불을 비춰 주듯이, 고오타마 당신은 여러가지 방편으로 진리를 밝혀 주셨습니다. 저는 고오타마 당신께 귀의하고, 진리와 도를 닦는 스님들의 모임에 귀의합니다. 저는 고오타마 곁에 출가하여 완전한 계율(具足戒)을 받겠습니다."

이렇게 해서 밭을 가는 바라문 바라드바자는 부처님 곁에 출가하여 완전한 계를 받았다. 그 후 얼마 되지 않아 이 바라드바자는 홀로 사람들을 멀리하고 부지런히 정진하여 마침내 더 없이 청정한 행의 궁극을 - 많은 선남자들은 바로 그것을 얻기 위해 집을 나와 집없는 상태가 된 것인데 - 현세에서 스스로 깨달아 증명하고 구현하며 살았다. `태어나는 일은 끝났다. 청정한 행은 이미 완성됐다. 할 일을 다 마쳤다. 이제 또 다시 이런 생존을 받지는 않는다` 라고 깨달았다.

그리하여 바라드바자 장로는 성인(聖人)의 한 사람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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