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 서울 대성사 도문스님을 은사로 출가득도 동국대학교 불교학과 졸업 동국대학교 대학원 선학과 석사과정 졸업 동국대학교 대학원 선학과 박사과정 수료 동국대학교 전자불전연구소 연구원 역임 동국대학교 강사 일산 선문사 주지 만일념불회(萬日念佛會) 운영위원 한국선학회 운영위원 서강대학교 불교학생회 지도법사
회수 :
4회
제목 :
뱀의 장(2)
법회일자 :
2003-10-17
남방에서는 원숭이를 잡는 방법이 아주 특이합니다. 야자 열매인 코코넛 속에 맛있는 음식을 넣고 손을 펴면 들어갈 만큼의 틈새를 만들어 원숭이가 잘 다니는 곳에 매달아 놓습니다. 그러면 지나가던 원숭이가 코코넛을 발견한 후, 그 속에 들어있는 음식이 먹고 싶어 틈새에 손을 넣고 음식을 꽉 움켜쥡니다. 그리고 손을 빼려고 하는데 움켜쥐고 있는 손은 뺄 수가 없습니다. 원숭이는 움켜쥐었던 음식을 놓고 손을 펴면 빠져나와 도망갈 수가 있는데, 그렇게 하지 않고 음식을 쥔 채 손을 빼려고 흔들다가 사람들에게 결국 잡히고 맙니다. 탐욕의 결과가 바로 그런 것입니다. 사람이 너무 지나치게 물건의 소유를 탐하게되면 나중에는 물건이 사람을 소유하게 되는 소유의 역전현상이 일어나는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물질 만능사회의 어두운 단면이 드러나는 것입니다. 야자 열매인 코코넛 속에 든 맛있는 음식에 정신을 빼앗긴 원숭이처럼 소유욕에 눈이 멀어 맹목적인 탐욕에 집착하게 되는 것입니다. 탐심은 또 금전을 항상 내것으로 묶으려고 합니다. 금융이란 원래 돈이라는 매개를 통해 삶을 융통시키는 것이지 그것이 목적은 아닙니다. 그래서 `잠시 내가 보관하는 것`입니다. 잘 보관해야 되고 잘 관리도 해야합니다. 그리고 공익을 위해 쓰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사람들은 죽을 때까지 맹목적으로 쥘려고만 하는데, 사실은 황천길의 노자로도 가져갈 수 없는 것이 재물입니다.
모두 돌려주고 가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 잘 돌려주는 것일까요? 그것은 회향(廻向)을 잘 해야 합니다. 산다는 게 무아인 줄 알면 소유의 고정관념도 달라지고 그럴 때 맹목적으로 쥐고 있던 것을 놓을 줄도 알게 됩니다. 또한 넓은 안목에서 잘 쓸 줄도 알아야 합니다.
이런 비유도 참고해야 할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원대한 꿈과 이상을 가지고 살아간다. 가난한 사람의 꿈은 많은 재산을 모아 남부럽지 않게 살아 보는 것이다. 지위가 낮은 사람은 높은 벼슬에 올라 아랫사람을 부려 보는 것이 꿈이다. 운전기술이 미숙한 초보운전자의 희망은 하루 속히 숙련된 운전기술을 습득하는 것이고 성적이 떨어지는 학생은 다음 번 시험 때는 더좋은 성적을 올리는 것이 꿈이다. 사이가 나쁜 부부는 화목과 사랑을 되찾는 것이 희망이고, 학문을 하는 학자는 세상이 깜짝 놀랄 만한 연구업적을 내는 것이 삶의 목표다. 이렇게 사람들은 꿈과 희망을 가슴 가득 품고 살아간다. 만약 사람들에게서 꿈과 희망을 빼앗아 간다면 인생은 그저 광막한 광야를 헤매는 쓸쓸한 나그네의 신세를 면치 못할 것이다. 실로 꿈과 희망은 인생을 향상(向上)으로 이끌어 가는 원동력이다. 모든 사람이 꿈과 희망을 가지고 살아가지만, 그러나 모든 사람이 다 꿈과 희망을 이루는 것은 아니다. 인생이라는 넓은 뜰에서 꿈과 희망을 이루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다. 진실을 말한다면 더 많은 사람이 절망과 좌절의 골짜기에서 헤맨다. 왜 그럴까. 사람들은 왜 꿈과 희망을 이루기보다는 좌절과 절망의 늪에 빠지는 것일까. 그 이유 가운데 하나를 지적한다면 보잘 것 없는 것에 욕심을 내고 집착을 하기 때문인 것 같다. 무슨 말인가 하면 버려야 할 것을 버리고, 포기해야 할 것을 포기하지 못하는데서 오히려 더 큰 것을 상실하고 마는 것이 아니냐 하는 것이다. 어떤 일을 이루고자 한다면, 다른 어떤 것은 포기해야 한다. 만약 어떤 학자가 좋은 논문을 쓰고자 한다면 그는 다른 많은 즐거움을 포기해야 한다. 매일같이 친구들과 어울려 술타령이나 한다거나, 좋은 보직(補職)을 바라고 손바닥 비비는 일에만 충실한다면 그는 결코 좋은 논문을 쓸 수 없다. 그는 친구들로부터는 `술 잘마시는 사람`으로 인정받을지 모르나 `훌륭한 학자`로 인정받을 수는 없다. 인정받기는커녕 학생들로부터 실력 없는 교수로 지목받아 학교에서 추방당하는 수모를 겪을지도 모른다. 다른 모든 일도 마찬가지다. 사업을 하는 사람이 매일같이 주색잡기에 빠지거나 골프채나 휘두르고 다니면 그 결과는 말하지 않아도 뻔하다. 그는 작은 즐거움을 탐닉하다가 마침내 사업도 망하고 더 이상 주색잡기에 빠질 수도 없는 비참한 신세를 면치 못하게 된다. 예로부터 `소탐대실(小貪大失)`이라 했다. 작은 것을 탐하다가 큰 것을 잃는다는 것이다. 큰 것을 잃게 되면 탐하던 작은 것마저 잃어버린다. 이것이 인생의 원리다. 많은 성공한 사람들을 살펴보면 그들은 버릴 것은 버리고, 포기할 것은 포기할 줄 아는 슬기를 가지고 있다. 그들은 버릴 줄 알고 포기할 줄 알기 때문에 더 많은 것을 얻고, 더 훌륭한 것을 이루어 낸다. 부처님은 그 대표적인 인물 가운데 한 분이시다.
또 이런 비유도 있다.
옛날에 두 아들을 가진 어머니가 있었다. 그런데 이 어머니는 한시도 마음 편할 날이 없었다. 아들 중 하나는 우산 장사요, 또 하나는 짚신 장사였기 때문이다.
따라서 날씨가 맑은 날은 우산 장사하는 아들의 우산이 안팔리까 걱정이었고, 또 비가 오면 짚신장사하는 아들의 짚신이 안팔릴까 근심이었다. 그리하여 매일 매일 하늘만 쳐다보며 한숨이요 걱정이니 이마엔 깊은 주름이 패이고 날이 갈수록 얼굴은 상심으로 여위어 갔다.
그 이웃집에 홀어머니가 아들과 며느리를 데리고 살고 있었다. 이집 역시 아들은 우산장사요, 며느리는 옷을 염색해주는 일을 하고 있었다. 날이 맑으면 물감이 잘말라 며느리가 좋고 비가 오면 아들의 우산이 잘 팔렸다.
그런데 이집은 항상 화기애애하니 행복한 웃음소리가 그치질 않았다. 이상히 여겨 짚신 장사 어머니가 유심히 살펴보니, 비오는 날은 그동안 며느리가 돈버느라 수고했다며 푹 쉬라고 몸보신을 해주며 좋아하고, 맑은 날은 또 고생하는 아들을 위로하며 그를 편안히 쉬게 하였다. 식구 모두가 갠 날이나 궂은 날이나 번갈아 수입이 있으므로 궁핍하지 않은 생활에 대해 늘 감사하며 기쁘게 살아가는 것이었다.
재미 의학자 이상구 박사의 말에 의하면 `집착이 없이 기쁘고 편안한 마음가짐이 건강한 삶의 필수요건`이라고 한다. 체내에는 모든 저항력에 관한것을 컨트롤하는 백혈구의 하나로 T임파구라는 것이 있는데 이 T임파구의 상태에 따라 우리의 건강여부가 좌우된다는 것이다. 사람이 진정으로 기쁨과 감사의 마음으로 차 있을 때, 엔돌핀이라는 호르몬이 나와 T임파구가 강해지며, 화를 내거나 우울해하면 T임파구가 약해져 모든 질병의 원인이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마음가짐에 따라 몸의 건강상태가 좌우된다는 것이 의학적으로 증명된 것이다. 집착이 없이 감사하는 마음, 진심으로 감사하는 마음, 이것 이상 순수하고 아름다운 감정은 없는 것이다. [감사]는 특히 그 대상이 내가 아닌 남이라는 점에서 지극히 겸허한, 희생의 마음인 것이다.
복잡한 일상사 어떠한 상황속에서도 모든 일의 원인을 철저하게 나 자신에게로 돌리며 감사로 이기는 생활을 하고 있는지, 항상 내 안에서 끊임없이 감사하는 마음이 지속되고 있는지 매 순간마다 깨어 있어 점검할 일이다.
결국 숫타니파다의 뱀의 비유에서 말하고자하는 것은 집착을 버리고 대자유인이 되어 참된 깨달음의 길로 가야할 것을 제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