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하스님법문
다시보기
부처님 오신날을 어떤 마음가짐으로 맞이해야 합니까?

天上天下無如佛 거룩하고 위대하신 석가모니불

十方世界亦無比 시방세계 무엇으로 견주어보리

世間所有我盡見 이 세상 모든 것을 다 보았지만

一切無有如佛者 부처님만한 어른 다시 없어라



석가모니불의 진신사리와 가사를 봉안한 불보종찰 통도사. 통도사는 벌써 신록 으로 물들어 있다. 가람을 끼고 흐르는 시냇물은 더없이 맑고 일주문을 드나드는 사람들의 표정은 벌써 속세의 티끌을 다 털어낸 듯하다. 그뿐이랴. 통도사를 끌어 안은 영축산은 독수리가 날개를 펴고 앉은 듯 크고 넉넉하다.

구하 경봉선사의 법맥을 이어 영축총림 통도사를 지켜온 월하 큰스님은 영축산 만큼이나 넉넉한 인품으로 방문객을 맞았다. 일행이 큰절로 인사를 드리자 "옛날 풍습인데 무슨 큰절이냐."며 손을 내저으셨다. 그리곤 "시골에 사는 늙은이한테 뭐 들을 얘기가 있다고 찾아왔느냐."며 말문을 여셨다.

― 이제 곧 부처님 오신날을 맞게 됩니다. 해마다 맞는 날이지만 언제나 새로이 새겨 야 할 뜻이 있을 듯 합니다. 부처님 오신날을 어떤 마음가짐으로 맞이 해야 합니까?



부처님은 오래 전에 이 세상에 와서 뭇 중생들을 제도하고 가신 분입니다. 그런 성인이 나투신 날이니만큼 경건하고 새로운 마음으로 부처님을 생각하 고 그 뜻을 받들어야겠지요. 또 단지 기념행사에만 치우칠 것이 아니라 부처님이 어떻게 중생들을 제도했는지 생각하고 그 위대함을 본받으려고 노력해 야 합니다

경전에 보면 부처님은 탄생 직후 주행칠보(走行七步)하면서 "천상천하 유아독존(天上天下 唯我獨尊)"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때의 '유아(唯我)'는 사람 마다 지닌 마음자리, 곧 진리를 말하는 것입니다. 부처님은 이렇게 마음의 근본을 밝혀 주셨습니다.

1995 년 5월 2일 경향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