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올 김용옥

싯달타의 고행과 득도의 과정을 통하여 진정한 종교의 의미를 이야기한다..
회수 : 1회      
제목 : 도올 김용옥 - 싯달타의 고행 법회일자 : 2003-01-20
  싯달타가 고행을 하기위해 처음 찾아간 사람은 알라라깔라마(Alara-kalama)『싯달타 당대의 유명한 선정(禪定)주의자로 싯달타의 첫 스승이다. 당시 120세였다고 전한다』라는 당시 유명한 선사였다. 이 선사로부터 무소유처정(無所有處定)의 수행을 배웠다.

무소유처정(無所有處定) : 아무곳에도 메이지 않는, 소유가 없는 상태의 정신통일
그곳에서 선정을 배우며 고행을 시작하였고, 다시 우따까라마뿌따(Uddaka-Ramaputta)『싯달타의 두 번째 스승』라는 대선사를 찾아가서 비상비비상처정(非想非非想處定)의 선을 배웠는데 선정삼매에 들었더라도 선정에서 깨어나면 다시 생로병사로 고통받는 이 세상으로 다시 돌아오게 되므로 좌선만으로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음을 알고 스승을 떠나게 된다.

비상비비상처정(非想非非想處定) : 생각하는 것도 아니고, 생각하지 않는것도 아닌 오묘한 마음의 집중. 부동(不動)의 진리와 합체가 된다.
선정(禪定)에서 선(禪)은 dhyana라는 인도 고어의 발음을 그대로 음역한것이고, 정(定)은 禪의 뜻을 풀이한 한자어인데 결국 마음을 정한다라는 뜻이다.
스승을 떠나 찾아간 곳은 나이란자나 라고 하는 곳인데, 전정각산(前正覺山)『Prag-Bodhigiri 시타림(屍陀林)을 굽어보고 있는 동산, 정각을 이루기 전에 머물던 산이라고 해서 전정각산이라 부른다』이라고도 하며 이곳은 바위투성이의 아주 척박한 곳이었다.
이곳에서 고행을 시작했는데 몸에 괴로움을 가하고 견뎌내는 그러한 고행이었다.

선정주의(禪定主義)는 마음의 통일을 중시하며, 고행주의(苦行主義)는 몸을 학대하여 마음의 자유를 추구한다.

<싯달타의 고행상>
신체가 이토록 수척하고 허기졌다면 분명 의식도 몽롱한 상태에 빠졌을 것이며, 등골은 굽어지고 자세도 허물어졌을 것이다. 그러나 이 조각 속의 싯달타의 모습에는 꼿꼿한 몸매와 야무진 입술, 광채서린 예리한 눈길, 살가죽 위에 드러난 힘줄 한오라기마다 무서운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고행 속에 피폐해져 가는 모습이 아니라, 신체적 고통과 구속에 맞서서 싸우고 있는 인간 싯달타의 살아있는 영혼의 생동감을 영웅적으로 표현하고 있는것이다.
- 「달라이라마와 도올의 만남」제1권 11∼12p -

고행 동안에도 고행의 의미에 의문을 가지기 시작했다.
수타니파타(Sutta-nipata)경전은 싯달타의 말과 모습을 전하는 경전 중 가장 오래되고 또 정직한 경전이다. 그러나 이 경전에서는 보리수나무 아래에서의 싯달타의 득도 이야기가 나오지 않는다.
대승 경전과 소승경전은 싯달타의 득도를 두고 다른견해를 가지고 있는데, 소승경전에서는 대승경전에서와 달리 싯달타가 보리수나무 아래에서 득도를 한 것이 아니라 나이란자에서 득도를 한 것으로 보고있는데 이것은 아마 싯달타의 나이란자나에서의 고행을다룬 수타니파타경전을 보고 그렇게 이해한 것이라 생각된다.
수타니파타 경전 에서는 싯달타의 고행의 마지막 모습을 다음처럼 말하고 있다.

수타니파타 대품(大品) 中.
(425) 나이란자라강 기슭에서 평안을 얻기위해 나는 전력을 다해서 명상을 하고 있었다.
(426) 그때 악마 나무치(Namuchi)는 연민어린 말을 하면서 나에게 다가왔다.
(427) 고행자여, 그대는 몹시 야위었고 안색도 좋지않다.
그대에게 죽음이 가까이 오고 있다.
고행자여, 그대가 죽지않고 살아남을 가능성은 천에 하나다
그대 어떻게 해서던지 살아남아야한다.
소똥에 굴러도 이승이 좋다는걸 너는 모르느냐
생명이 있어야 착한 일도 할 수 있는것이다.

달라이라마는 업장을 소멸해서 윤회를 끊고 해탈을 얻기보다는 계속 윤회의 굴레속에 남는 보살이기에. 해탈해서 윤회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이 없다고 말했다.
본인(도올)도 열반을 원치는 않는다.
보살(菩薩. Bodhisattva) : 윤회의 굴레를 되풀이하면서 대중의 해탈을 함께 도모하는 유정(有情). 대승사상의 핵심사상이다.

(428) 그대가 베다를 공부하는 사람으로써 율법을 지키고 번재의 불속에 곡물을 바치는 것이야 말로 많은 공덕을 쌓는 길이다. 이렇게 힘들게 명상하고 노력하는 것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수타니파타에서 싯달타의 이상은 부다(Buddha)가 아니라, “진정한 브라만”이었다. 인도인의 일반적인 이상추구 이외의 새로운 종교를 개창하려는 의도가 전혀 없었다. 역사적 싯달타는 크샤트리아계급 출신이 아니라 브라만 계급 출신일 수도 있다. 그렇다면 카필라성의 설화는 후대에 성립한 것일 수도 있다.
번재의 불속에 곡물을 바친다는 것은 아그니(Agni), 비슈누(Vishnu), 시바(Shiva)등 모든 인도의 신들이 그 근원을 보면 불의 숭배와 관련이 있으므로 여기에 연유한 것이다.
배화교(조로아스터교, Zoroastranism) : 불을 숭배하는 이란의 토속신앙, 인도와 공통되는 성격이 있다. 뿐만 아니라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에도 영향을 주었다.
모세(Torah)의 율법과 예수의 사랑의 관계는 베다의 율법과 싯달타의 자비의 관계와 같다.
(429) 정진하는 길이란 가기 힘들고 실천하기 어렵고 도달하기 어렵다.
이렇게 시를 읊고난 나무치는 눈뜬사람 곁에 와 섰다.
(430) 악마가 이렇게 말하자 스승은 다음과 같이 답하셨다.
오∼ 게으른자의 친구여
이 간악한 자여 그대는 세간의 좋은 공덕을 구하여 여기까지 왔지만
(431) 나는 그 세간의 좋은 공덕을 구해야할 털끝만한 이유도 없다.
그대 악마는 세간의 공덕을 구하는 자들에게나 가서 말하라
(432) 나에게는 신념이 있다. 노력이 있다. 그리고 어떤것에도 흔들리지 않는 지혜가 있다.
이와 같이 전심하여 명상하는 나에게 그대는 어찌하여 삶에대한 애착을 권하려는고.

여기서 싯달타는 고행에 대한 하나의 뜻을 세웠으므로 인간의 근원적인 문제를 해결하기위해 정진하는 모습이 보여진다.
O thou friend of the indolent, thou wicked one, for what purpose hast thou come here?
- Fausböll-
신념이란 광적인 신앙이 아니라 아주 합리적인것이다.
(433) 고행으로 이는 나의 숨결은 이 강물도 마르게 할것이다. 전심하여 정진하는 나의 몸은 피조차 마를것이다.
(434) 몸의 피가 마르면 쓸개도 가래침도 마라버릴 것이다. 살이 빠지면 나의 마음은 더욱더 맑아지리라. 내 생각과 예지와 명상은 더욱더 견고해지리라
(435) 나는 이토록 극심한 고통을 묵묵히 감수하고 있노라, 그러므로 내 마음은 어떠한 욕망에도 이끌리지 않는다. 보라, 이 마음과 몸의 깨끗함을!
(436) 너의 첫째 군대는 욕망이고, 둘째 군대는 혐오이며, 셋째 군대는 굶주림이며,
넷째 군대는 망집이다.
(437) 다섯째 군대는 피로와 수면, 여섯째 군대는 공포, 일곱째 군대는 의혹,
여덥째 군대는 위선과 고집
(438) 그리고 그릇된 방법으로 얻은 이익과 명성, 자신을 칭찬하고 남을 경멸하는것이다.

굶주림이란 생리적인 현상이며, 망집(tanhā)이란 인간존재의 의식 속에 있는 충동이다.
위선이 없는 종교만이 훌륭한 종교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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