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 서울 대성사 도문스님을 은사로 출가득도
동국대학교 불교학과 졸업
동국대학교 대학원 선학과 석사과정 졸업
동국대학교 대학원 선학과 박사과정 수료
동국대학교 전자불전연구소 연구원 역임
동국대학교 강사
일산 선문사 주지
만일념불회(萬日念佛會) 운영위원
한국선학회 운영위원
서강대학교 불교학생회 지도법사
회수 : 8회      
제목 : 대장장이 춘다 법회일자 : 2003-11-28
 


옛날 중국에 한 어리석은 사람이 있었다. 해가 저물어 밥을 지으려고 보니 솥가마에 불씨가 없었다. 등불을 들고 십리 밖 이웃에 불을 구하러 갔다. 이웃은 불씨를 건내주다 말했다. "이 사람아, 들고 있는 등불을 두고 어찌 이리 먼길을 왔는가."등잔이 곧 불인 줄 알았더라면 지금쯤 식구들과 둘러앉아 맛있는 저녁을 들고 있을 것이다. `화엄경` 입법계품(入法界品)에는 세상의 온갖 스승들을 찾아 길을 나선 선재(善才)의 구도기가 실려있다. 부처와 나한 뿐만 아니라 거지와 창녀에게까지 삶의 진실을 구하던 그에게 마침내 진리의 보살이 현신한다. 놀랍게도, 그곳은 자신이 처음 길을 떠났던 바로 그 자리였다. 서양에도 비슷한 모티브가 있다. 메테를링크의 파랑새 이야기이다. 행복의 파랑새를 찾아 길을 떠난 사람이 세상의 온갖 풍파와 신산(辛酸)을 겪은 다음, 지치고 쇠잔한 몸으로 집으로 돌아온다. 그런데 그토록 찾아 헤메던 행복의 파랑새가 바로 자기 집 뜰의 나뭇가지 위에서 금빛으로 울고 있는 것을 보았다. 불교는 말한다. 진리는 너무 가까이 있다. 너무 가까워 오히려 그것을 깨닫기가 어렵다. 그래서 깨달음을 얻은 스님들의 연기는 소박하다.
동산양개(洞山良价)스님은 강을 건너다 물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고 대오(大悟)하였고, 현사사비(玄沙師備)스님은 `능엄경`을 보다가 대오하였으며, 임제의현스님은 대우스님에게 방망이로 두둘겨 맞고 대오하였고, 영운지근스님은 청소하다가 던진 기왓장이 대나무에 부딪치는 소리를 듣고 대오하였으며, 영원유주스님은 경행하다 벗겨진 신발을 다시 신다가 대오하였고, 경수교형스님은 운판치는 소리를 듣고 대오하였으며, 청허휴정스님은 닭 우는 소리를 듣고 대오하였고, 중봉명본스님은 기둥에 머리를 부딪히고 대오하였으며, 초석범기스님은 성루의 북소리를 듣고 대오하셨다. 참으로 웃음이 나오는 예기이다. 너무도 평범하고 일상적이어서 항상 엄숙하고 신비하며 과장된 형식적 니힐리즘에 빠져있는 우리들에게 절로 코믹을 자아내며 지극한 도는 진실로 어렵지 않다는 명제를 제공해주고 있는 것이다. 내가 숨쉬고 살아가는 삶의 터전이 바로 수행처이고 법당이라는 발밑을 비춰주고 있는 것이다.

이 장에서는 진정한 도에 대한 설명과 이해를 공부해 보겠다.

대장장이 아들 춘다가 말했다.

"위대하고 지혜로운 성인, 눈을 뜬 어른, 진리의 주인, 애착을 떠난 분, 인류의 최상자(最上者), 뛰어난 마부에게 저는 물어 보겠습니다. 세상에는 얼마나 되는 수행자가 있습니까? 일러 주십시오."

스승(부처님)은 대답했다.

"춘다여, 네 가지 수행자가 있고, 다섯번째는 없느니라. 지금 그 물음에 답하리라. <도의 승리자(勝者)> <도를 말하는 이> <도에 의해 사는 사람> 그리고 <도를 더럽히는 자>이니라."

대장장이 춘다는 말했다.

"눈을 뜬 사람은 누구를 가리켜 <도의 승리자>라 부르십니까? 그리고 <도를 말하는 사람>은 어찌하여 다른 이와 견줄 수 없습니까? 또 묻겠습니다만 <도에 의해 산다>는 것을 설명해 주십시오. 그리고 <도를 더럽히는 자>라는 것도 제게 말씀해 주십시오."

"의혹을 넘어서고 고뇌를 떠나 열반을 즐기며, 탐욕을 버리고 신(神)들을 포함한 세계를 이끄는 사람, 이런 사람을 <도의 승리자>라고 눈을 뜬 사람들은 말한다.

이 세상에서 가장 으뜸가는 것으로 알고, 법을 설하고 판별하는 사람, 의혹을 버리고 동요하지 않는 성인을 수행자들 중에서 둘째로 <도를 말하는 사람>이라 부른다.
잘 설명된 법의 말씀인 도에 살아 스스로 억제하고, 깊이 생각해서 잘못된 말을 하지 않는 사람을 수행자들 중에서 세째로 <도에 의해 사는 사람>이라 부른다.

맹세한 계율을 잘 지키는 체하지만, 고집세고 가문을 더럽히며, 오만하고 거짓이 있으며, 자제력이 없고 말 많고 그러면서도 잘난 체하는 사람을 가리켜 <도를 더럽히는 자>라고 한다.

학식이 있고 총명한 재가(在家)의 성스런 신도는 `그들 네 종류의 수행자는 다 이와 같다`고 알아, 그들을 통찰하여 그와 같이 보더라도 그 신도의 믿음은 없어지지 않는다. 그는 어째서 더럽혀진 것과 더럽혀지지 않은 것, 깨끗한 이와 깨끗하지 않은 자를 혼동할 염려가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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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11-28   대장장이 춘다 8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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