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운스님법문
다시보기
불광산의 원만한 대중생활 ④
제 일생에는 너무도 많은 대중이 있었습니다. 출가한 도반이건, 동문이건, 제자이건, 신도이건, 직원이건, 봉사자건 저는 항상 대중 가운데 있었으며, 대중 가운데 제가 있었습니다. 이러한 성격 덕분에 저는 사람들을 버리지 않았습니다. 사람들도 저를 필요로 했으며, 사람들이 저를 필요로 하면 저는 반드시 그들과 인연을 맺었습니다.



타인의 거처를 드나들지 말라

사찰의 단체생활 가운데는 ‘타인의 요채를 넘지 말라(不准竄寮불준찬요)는 규칙이 하나 있습니다. 이것은 제가 과거 대총림에서 참학할 때 배워온 규칙입니다. ‘요채를 넘는다’는 것은 바로 타이의 방에 함부로 드나드는 것이며, 그리 하면 수많은 시비와 험담을 불러일으킬 수 있습니다. 그래서 총림에서는 타인이 머무는 방에 드나드는 것을 허락하지 않으니, 타인의 요채에 들어가서는 안 됩니다.
만일 대화하려면 대화할 공간을 설계하면 됩니다. 만일 신문을 보려면 읽을 수 있는 설비가 많이 있습니다. 심지어 도서관·오락실도 있습니다. 요채는 집회 장소가 아니기 때문에 출입을 금지시킨 것이고, 이렇게 해서 사적인 왕래, 사적인 비밀, 사적인 관계가 감소되었습니다.
승단 내에서는 일체를 공적으로 왕래하여 모든 대중이 나의 그림자를 볼 수 있게 하고, 나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게 하고, 내가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있게 해야 합니다. 저 역시 이렇게 해왔습니다. 저는 단 5분이라도 사람들이 제가 어디에 있는지 모르게 한 기록이 없습니다.
저는 불광산의 제자들에게 과거 대총림에서 시행했던 ‘요채 출입금지’의 이 규칙을 반드시 준수하라고 요구합니다. 일이 있으면 공공장소에서 대화를 나누고, 어느 부서에서 회의를 연다며 어디를 회의장소로 약속할 것인지 관리부서에 보고 올리고, 일이 있어 상부에 올리려면 언제 어디서 상부에 보고를 올리겠다고 통보하면 됩니다. 어쨌든 모든 것을 공적으로 공정하게 처리하고 공개적으로 왕래합니다.
요채에 들지 않는 것 역시 사적이고 은밀한 행동에서 밝은 빛 아래로 나오는 것이니 즐겁지 않겠습니까?

내무 점검

불광산에서는 의관 정제, 즉 “바람처럼 걷고, 종처럼 앉고, 소나무처럼 서 있고, 활처럼 눕는다”는 이른바 네 가지 위의威儀처럼 수도자 개인의 위의를 매우 중시합니다. 자신도 위의가 갖추어지지 않았으면서 어떻게 사회를 계도하고 중생을 가르치겠습니까? 특히 외부적으로는 대중 속에 들어가면 위의를 중시해야 한다고 강조할 뿐만 아니라, 개인적 내무 공간 역시 사찰에서는 가끔 점검을 합니다.
이런 내부 점검 제도에 있어 침구·탁상용 전등·찻잔 책걸상 선풍기 등 모든 사람의 침실 안 일체 용품이 사찰에서 제공된 것이기는 하지만, 물건을 아무렇게나 놓아두지 않고 청결하고 가지런히 유지해야 합니다. 만일 부서를 옮겨 외지로 간다고 해서 이쪽 물건을 가져갈 필요는 없습니다. 새로운 곳으로 옮겨도 똑같은 물건이 그곳에 있을 테니 다음 사람을 위해 남겨 둡니다. 그 지역의 사찰에서 당신이 사용할 모든 물건들을 마련해 줄 것입니다.
사찰에서 파견한 사람이 내무를 점검한 후, 특별히 우수한 사람에게는 ㅂ문에 붉은 색 천의 작은 깃발을 걸어두는데, 뛰어나 모범이 될 만하다는 의미입니다. 만일 매우 가지런하지 못한 사람에게는 검은 깃발을 걸어두는데,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러한 것은 그저 모두를 격려하는 뜻일 뿐입니다. 그래서 이 붉은 깃발과 검은 깃발이 바로 모든 사람의 관리원이니 관리와 교육할 사람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내무 관리도 매우 중시합니다. “방 하나도 다스리지 못하는데 어찌 국가와 천하를 논하겠는가?”라고 했듯, 당신이 방 하나도 제대로 정리를 못하는데 어떻게 장차 사회에 봉사하고, 사회를 개선할 수 있겠습니까? 아미타불께서는 48대원으로 극락정토를 장엄하게 만드셨는데, 당신은 자신의 방 하나조차도 장엄하고 청정하며 아름답게 만들지 못한단 말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