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이야기를 올릴 수 있는 것 같아 개인적인 인연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사회생활 초년 시절 내게는 삶의 한줄기 빛과 같은 사자후를 주신 스님이
계셨다.
한창 직장생활에 적응하기 바쁜 그 시절 우연히 스님한분과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사찰이 아니라 도심속에서
평소 불교에 관심도 많았고, 언젠가는 존경하는 스님을 만나 그동안 궁금
했던 불교얘기를 나누고자 하는 욕심이 있었기에 그 스님에게 다짜고짜
질문부터 하였다.
"스님 도대체 진리라는 게 무엇입니까?"
엉뚱한 질문에 사실 큰 기대를 하지 않았던 나에게 그 스님은 빙그레 웃다가 이렇게 역질문을 하시었다.
"처사님 그 질문에 답하기에 앞서 혹시 지금 있는 탁자의 물컵을 한번
보시겠습니까?"
`질문에 답변은 안 주시고 왠 질문?` 어쨌든 난 대답했다. "네"
스님은 다시 이렇게 말씀하셨다.
"처사님 만약 지금 우리가 차를 마시고 있는 이곳에 불이 꺼지거나, 아니면 커텐이 드리워져 빛이 없어진다면 어떻게 될까요?"
나도 대답했다. "당연히 아무것도 보이지 않죠."
스님이 다시 말씀을 이어 가셨다.
"처사님 진리라는 것이 바로 이것입니다. 지금 밝은 곳의 컵이 보이고 있는 것처럼 진리는 항상 처사님 주변에 있습니다. 헌데, 만약 지금 빛이 없어 어둡다면 바로 눈앞에 있는 컵조차 보이지 않죠. 우리는 그럴 경우 컵자체의 진리를 무시하거나 존재 자체를 인정하지 않습니다. 바로 무명인 것이지요."
순간 나는 뒤통수에 뭔가를 맞은 듯한 충격을 느꼈다.
그 스님은 그렇게 내게 인생에 커다란 충격을 주시고는 조용히 내 시야에서 사라지셨다.
비록 그것이 어리석은 중생에게 스님이 던진 한말씀이언정 내게는 너무나 세상을 다시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던 사건이었다. 이후 난 불교에 대해 다시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고, 지금도 부족한 점이 많지만, 꾸준하게 불교공부를 할 수 있는 결정적인 계기가 아니었나 생각한다.
당시 그 스님이 어디에 계신지, 또 어디에서 어떤 수행을 하고 계신지는 알 수 없지만, 내인생에 커다란 사자후를 들려주신 스님을 잊을 수 없어 이렇게 글로나마 스님에 대한 감사를 표하고 싶다.
덧붙여 이렇게 평소 생각만 있었지, 선뜻 용기를 낼 수 없었던 나에게 이런 고마움을 표할 수 있는 공간이 있어서 너무나 감사하게 생각한다.
부다TV의 무궁한 발전을 부처님전에 기원한다.
충청도에서 깨달음을 향해 정진하는 한 처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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