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평소에 하고 있는 모든 행위가 道 가운데서 이루어지고 있는 행위입니다.
어느 곳인들 도량이 아니겠습니까?
본래 어떠한 것도 소용되지 아니하므로 앉아야 곡 禪이 되는 것도 아닙니다.
그러므로 선방에서 좌선하는 것은 지금 세대의 우리와 같이 욕심과 무지의 장애가 깊고 지혜가 얕은 중생을 위해서 베푼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좌선을 할 때에는 몸과 마음을 잘 조절하고 長養(장양)해야 합니다.
만약에 제대로 조절하지 못하면 적게는 병에 걸리게 되고, 크게는 마군이 붙게 됩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선방에서 향을 들고 經行(경행)하는 것과 자리에 앉아 앞에 향을 피우는 것은 몸과 마음을 조절하려는 데에 그 뜻이 있는 것입니다.
몸과 마음을 조절하는 방법은 이 밖에도 많으나 중요한 것만을 가려서 몇 가지 설명 드리겠습니다.
가부좌를 할 때에는 의식적으로 허리를 꼿꼿이 세우지 말고 자연스럽고도 바르게 앉아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火氣(화기)가 위로 올라가게 되므로 좌선이 끝난 다음에 눈꼽이 끼고 입이 텁텁해지면 기운이 솟구치고 입맛이 없어지며, 심할 경우에는 피를 토하기도 합니다.
그렇게 하면 쉽게 昏沈(혼침)에 떨어지게 됩니다.
만약 혼침이 온다고 느껴질 때에는 눈동자를 부릅뜨고 기지개를 하고 나서 가볍게 엉덩이를 옮기면 혼침이 저절로 사라지게 될 것입니다.
공부를 지나치게 다그쳐서 마음이 답답하다고 느껴질 때는 모든 반연을 놓아 버리되 공부까지도 놓아 버리십시오.
향이 반 마디쯤 타도록 쉬면 서서히 편안해질 것입니다.
그런 뒤 다시 공부를 들으시면 됩니다.
그렇지 아니하면 날로 쌓이고 달로 쌓여 조급해져서 쉽사리 성내는 성품으로 바뀌게 되며, 심할 경우에는 發狂(발광)을 하거나 마군이 붙게 됩니다.
좌선을 할 때에는 수용하게 되는 경계는 대단히 많기 때문에 이루 다 설명할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다만 좌선하는 사람이 그것에 집착만 하지 아니한다면 장애가 좌선하는 사람에게 이르지는 아니할 것입니다.
비록 요괴스러운 마군이 와서 그대를 뒤흔들더라도 상관하지도 말고 두려워 하지도 말며, 또한 석가 부처님이 오셔서 그대에게 마정수기를 주실지라도 상관하지 말며, 기뻐하지도 말아야 합니다.
능엄경에서 이른바 “거룩하다는 마음을 짓지 아니하는 것을 선경계라 한다. 만약에 거룩하다는 알음알이를 지으면 곧 모든 사도에 빠지게 된다.”는 말이 있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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